[2003.03] 인터넷 비지니스를 위해서는 자기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뾰족한 해답이 없는 온라인 전략

인터넷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열망은 대단하다. 특히 실물세계에 기반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인터넷 사업으로 진출할까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그런데 문제는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인터넷 비지니스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이다.


한심한 웹사이트

따라서 지금까지는 단순히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회사 소개나 아니면 제품에 대한 소개를 하는 그저 그런 수준의 웹사이트만 덩그런히 존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인터넷 사업에 접근해야 할 것인가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 회사들의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일반적인 인터넷 비지니스의 특성

인터넷 비지니스에서 성공적인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이 어느 한 회사의 제품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회사의 제품들을 취급하면서 철저히 소비자 중심적인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서도 특정 제품만 생산하는 업체의 사이트보다는 여러 제조업체들의 자동차를 모두 포함하면서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보다 선호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즉 소비자들은 대형 자동차 메이커인 포드(Ford)나 GM과 같은 사이트보다는 오히려 오토바이텔(autobytel.com)이나 카포인트(carpoint.com)와 같은 사이트를 더 많이 방문한다. 왜냐하면 각 자동차 메이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자사 제품에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 역시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는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소비자들의 특성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고자 할 때는 폭넓은 제품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온라인 구매는 실물세계에서 자주 발생되는 충동 구매와 같은 비합리적인 소비패턴은 보기 드물다. 하물며 친절한 종업원에 이끌려 구매하게 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인터넷 쇼핑은 오히려 충분한 비교검토를 통한 합리적 소비에 기초한다는 특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종합해보면 특정 제품을 생산하는 어떤 기업이 최공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비지니스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월풀의 온라인 진출 전략

그런데 냉장고, 건조기, 레인지등 가전용품을 주로 생산하는 유명한 월풀(Whirlpool)이 인터넷에서 새로운 비지니스를 시작했는데 상당히 의미있는 접근이었다. 월풀사의 공식 웹사이트는 Whirlpool.com이다. 이 사이트는 그냥 회사에 대한 소개와 제품에 대한 소개를 위주로 되어 있고 실제 판매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회사가 인터넷 비지니스를 위해 새롭게 웹사이트를 오픈했는데 바로 브랜드와이즈.컴(brandwise.com)이다.


가전 제품의 비교 검색사이트 - brandwise.com

이 사이트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반영하여 각종 가전 제품에 대한 비교쇼핑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가전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테스트 결과를 중심으로 검색하거나 브랜드/가격별로 검색할 수도 있고,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여 제품을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즉 가전 제품에 대한 종합 검색 서비스 사이트인 셈이다. 이러한 유형의 사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객관성이다. 따라서 비록 월풀이 특정 메이커이지만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다른 제품과의 비교시에는 상당히 객관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즉, 소비자 중심의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타사의 제품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사 제품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평가하므로써 자기를 어느 정도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온라인 전략은

브랜드와이즈.컴은 본격적인 상거래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 아직까지는 고객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면서 고객과의 신뢰를 형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월풀이 지향하는 본격적인 온라인 비지니스를 전개해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월풀이 주는 교훈중 하나는 "인터넷 비지니스를 위해서는 자기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