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

Review 295

‘내 안의 깊은 계단’ 9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방황, 삶과 죽음의 순환을 묵직한 주제의식으로 담아낸 소설

내 안의 깊은 계단 저 강석경 · 창작과비평사(창비) · 1999.10.31 · 한국소설2025.03.24 ~ 03.28 · 8시간 27분        이 소설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었다. 3월 중순 주말로 기억되는데, 아버지 댁에 갔을 때 결혼 전까지 내가 쓰던 방에 책상이 하나가 지금도 그대로 있다. 지금은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책상 옆으로 책장이 하나가 있는데, 책장 깊숙이 다른 책에 가려져 있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내 안의 깊은 계단’이라는 제목을 보고 이 책이 무슨 책인지 알 수 없었다. 작가는 아주 생소한 ‘강석경’이라는 작가명을 찾았고, 아버지가 보시던 책으로 여겼다. 아버지께 여쭤보니 모른다는 답변만 들려왔다. 내가 이 책을 보관할 이유는 없을 듯 하지만, 호..

2025.04.02·

'모순' 세상의 일들은 모순적이며, 모순을 이해할 때 조금 더 삶의 본질 가까이로 다가갈 수 있다

모순 저 양귀자 · 쓰다 · 2013.04.01 · 한국소설 2025.02.24 ~ 02.25 · 6시간 5분          양귀자 소설을 언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순’은 아니었던 거 같고, 아마 ‘천년의 사랑’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정확한 기억은 없다. 리뷰를 쓰기 이전에도 많은 책들을 읽기는 했지만, 모두 오래된 기억이라 쉽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다시 읽는 책들이 많다. 당분간은 이런 기억 속에 내장되어 있는 책들을 다시 꺼내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잊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 흐릿한 기억 속에는 양귀자 소설도 있으리라 짐작하고 있는 터에 만나 소설이 ‘모순’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 소설도 오랫동안 침전되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소설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

2025.03.11·

'고등어' 치열했던 80년대에서 90년대로 이어지는 고난의 세월과 그 속에 숨어 있던 진실된 사랑 이야기

고등어 저 공지영 · 해냄 · 2017.09.10 · 한국소설 2025.02.15 ~ 02.18 · 06시간 16분          리뷰 글 중에서 찾아보면 이미 오래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고 쓴 글들을 볼 수 있다. 오래전에 읽었던 터라 제대로 된 기억이 없는 경우가 있고, 기억이 왜곡되어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 이유를 찾아보면 아마도 책의 내용을 읽기보다는 활자를 읽는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때문인지 ‘고등어’를 읽은 기억이 있지만, 제대로 된 기억이 거의 남아 있지 않는 경우라고 생각해도 될 듯하다. 줄거리까지는 아니지만 작가가 ‘공지영’이라는 사실만은 잊지 않은 것만 해도 그나마 다행이지 않을까 싶은 소설이다. 만약에 리뷰 글 중에 이 소설에..

2025.03.11·

'콘트라베이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평범한 삶의 의미와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모노드라마

콘트라베이스Der Kontrabass, 1981  저 파트리크 쥐스킨트 · 역 박종대 · 열린책들2000.02.29 · 독일소설, 희곡 2025.02.11 · 1시간 59분          아마 내가 읽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 중에서 두 번째 책이지 않을까 싶다. 첫 번째는 2018년에 읽은 ‘향수, 어느 살인자 이야기’라는 소설인데, 출판 당시 독자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소설로 기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소설로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소설이다. 그렇게 작가에 대해서 잊혀질 법도 하지만, 그의 책을 오랜만에 꺼내 읽게 되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조금은 독특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은둔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가운데 어느 ..

2025.02.12·

'인간쓰레기' 인간의 본성과 가치관, 도덕적 가치를 섬세한 필체로 탐구하는 아이작 싱어의 소설

인간쓰레기SCUM, 1991  저 아이작 싱어 · 역 박원현 · 고려원 · 1992.11.30영미소설 2025.02.05 ~ 02.07 · 3시간 34분          작가 아이작 싱어’는 폴란드계 미국인으로 본명은 ‘이츠호크 바셰비스 징게르’라고 하는 유태인으로 유대계 소설가로 유명하다. 그의 소설은 이디시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만큼 자신이 쓴 모든 작품은 이디시어로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아이작 싱어’는 현재까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중에서 이디시어로 1978년에 유일하게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며, 모국어인 이디시어를 통해서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가치를 탐구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소설 ‘인간쓰레기’를 통해서도 작가가 생각하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유대 민족의 사회적, 문화적..

2025.02.10·

'The Sand Castle' 고립된 무인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한 가족의 아픈 과거의 진실을 알아가는 영화

The Sand Castle  스릴러 · 97분 · 레바논 · 2025.01.24(kor)출연 나딘 라바키 · 지아드 바크리 · 자인 알 라피아리만 알 라피아감독 메튜 브라운         요즘에는 극장을 가지 않아도 집에서도 충분히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인 만큼 귀차니즘에 걸려서 게을러지는 듯한 느낌도 있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날씨가 추운 것도 이유라면 이유일 테지만 말이다.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괜찮은 영화 한 편을 봤다.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긴 하지만 리뷰를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건 정말 오랜만인 듯하다. 남들이 많이 보는 영화 내지는 유명한 영화는 리뷰를 작성하지 않는다는 나름대로의 철칙을 가지고 있다. 굳이 내가 작성하지 않아도 쉽게 검색만 해도 많은 영화 리뷰들이 많기 때..

2025.02.03·

'이처럼 사소한 것들' 사소한 것들에 진심이 담긴 의미에 대한 클레어 키건의 짧은 단상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 2022  저 클레어 키건 · 역 홍한별 · 다산책방 · 2023.11.27영미소설 2025.01.28 ~ 01.28 · 1시간 12분           ‘클레어 키건’이라는 작가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작가에 대해서 궁금해진 것은 당연한 귀결로 이어진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책을 소개하는 사이트에서 책에 대한 정보와 작가에 대해서 살펴봤다. ‘가디언’에서는 “탄광 속의 다이아몬드처럼 희귀하고 진귀하다”라는 찬사를 보냈고, 그의 모든 작품들이 얇고 예리하고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클레어 키건’은 작가 생활 24년 동안 단 4권의 책을 냈는데, 첫 작품은 1999년에 단편집 ‘남극’으로 아일랜드 문학상과 월리엄 트레버상을..

2025.01.31·

'호밀밭의 파수꾼' 위선과 가식이 가득 찬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내면의 성장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 1951  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 역 이덕형 · 문예출판사1998.8.31 · 영미소설 · 문예세계문학선 003 2025.01.22 ~ 01.26 · 03시간 15분      오래전,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기억하고 있는 것은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비틀즈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비틀즈 멤버인 존 레넌이 호텔 앞에서 팬으로부터 암살을 당하게 되는데, 존 레넌이 암살 당시에 들고 있던 책이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사실만 기억할 뿐이었다. 그렇게 기억 속에서 잊혀 가고 있을 즈음, 읽을 책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기억 속에서 잊혀 있던 책 한 권이 읽을거리로 있었다는 사실조차 ..

2025.01.27·

'심판' 근원적 인간 존재가 가지는 의미와 인간 부조리를 비판적으로 파헤친 카프카의 미완성 소설

심판Der Prozess, 1927  저 프란츠 카프카 · 역 김현성 · 문예출판사 · 2007.11.30독일소설 · 문예세계문학선 58 2025.01.16 ~ 01.20 · 04시간 23분           이 소설에 대해서 리뷰를 진행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작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작가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고 리뷰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프란츠 카프카는 1883년 현재의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나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 사회에서 성장했다. 1901년 프라하 대학에서 독문학과 법학을 공부했고, 1906년에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꿔 1904년부터 꾸준하게 글쓰기 작업을 하며 다양한 소설을 집필했다. 프란츠 카프카는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서 실존주의 문..

2025.01.23·

'지리의 힘2' 지리는 어떻게 나라의 운명을, 세계의 분쟁을,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 2The Power of Geography, 2021  저 팀 마샬 · 역 김미선 · 사이 · 2022.04.08정치외교, 지리학 2025.01.06 ~ 01.14 · 8시간 34분          ‘지리의 힘’ 1편에 이어 2편도 읽게 되었는데, 1편을 읽은 뒤로 시간이 한 참이 흐른 뒤에 읽게 되어서 1편의 기억이 가물가물한 상태에서 읽게 되었지만, 내용이 이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되새김질을 한 번 정도는 할 필요가 있어서 1편 리뷰를 다시금 훑어보게 되었다. 1편에서는 지리적 특징과 강대국과 인접해 있는 주변국들에 그리고 국제정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조명하고 지리적 요건으로 인해 분쟁을 그리고 상호 협력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집중 탐구를 했다면 2편에서는 1편에서는 다루지 않..

2025.01.20·

'가재가 노래하는 곳' 세번 버림받은 여자의 성장 스토리와 습지가 가지는 의미가 특별함을 주는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Where the Crawdads Sing, 2018  저 델리아 오언스 · 역 김선형 · 살림출판사2019.06.14 · 영미소설 2024.11.11 ~ 2024.11.21 · 10시간 33분          ‘델리아 오언스’의 소설은 이미 읽은 소설이 있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 듯하다. 첫 번째 읽은 소설은 ‘칼라하리의 절규’였는데, 인상적인 소설이어서 작가를 기억하고 있던 터였다. 물론 한 권의 소설을 읽었다고 해서 작가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좋은 인상을 가졌던 소설이어서 이번에 읽게 된 소설도 괜찮은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소설의 작가는 생태학자로 평생을 야생동물을 연구해 온 학자이기도 하고, 작가 자신이 생태학자라는 직업적 의식을 ..

2024.11.27·

'달의 아이' 재난이 닥쳤을 때, 비로소 가족이라는 의미를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달의 아이  저 최윤석 · 포레스트북스 · 2023.08.30 · 한국소설 2024.11.04 ~ 11.08 · 06시간 23분            다수의 유명한 드라마의 연출을 맡아서 그런지 소설도 기가 막히게 잘 쓰는 최윤석 작가가 아닌가 여길 만큼 손에서 쉽게 놓지 못하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대다수의 독자라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스토리의 짜임새가 너무 좋은 소설로 소개할 수 있을 듯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아련히 떠오르는 감동도 느낄 수 있었지만, 가족이라는 느낌을 새삼스럽게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주는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특히나 책 표지가 인상적이지 않나 생각도 해 본다. 소설 속의..

2024.11.11·

'나인' 어른들의 목소리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찾아가는 용기있는 친구들의 이야기

나인 저 천선란 · 2021.11.05 · 창비 · 한국소설 2024.10.23 ~ 11.01 · 9시간 22분             나에게는 다소 익숙지 않는 작가 ‘천선란’이지만, 한편에는 늘 두 권의 소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닮았다고 하면 믿을까? 지금 와서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미안한 마음에 오랫동안 묻혀 두었던 ‘나인’을 꺼내 들었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워서인지 책 읽기가 쉽지 않은 계절이 될 듯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슬럼프를 겪게 되는 경험을 맛보았다. 이해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활자들을 눈에 담는 것 같이 아무런 의미 없이 읽게 되는 것이 싫어서 책 읽기를 잠시 쉬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

2024.11.04·

'알퐁스 도데 단편선' 프랑스 최고의 단편 작가로 세계에서 사랑받는 도데 걸작 단편선

알퐁스 도데 단편선저 알퐁스 도데  ·  역 김사행  ·  문예출판사  ·  2006.09.15프랑스소설  ·  문예세계문학선 55 2024.07.03 ~ 07.09  ·  5시간 05분             ‘알퐁스 도데’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아를의 여인’ 또는 ‘마지막 수업’ 등이 많이 알려진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단편집에는 위에서 나열한 작품 이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수록된 단편집으로 알퐁스 도데의 다양한 경험을 담고 있는 단편으로 시적이면서도 투철한 애국심, 그리고 깊이 있는 인간미가 담긴 단편들로 서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으로 읽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특히, 작가의 고향인 프로방스의 목가적인 생활을 그린 작품들을 읽는 부분에서는 ..

2024.10.24·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가 보는 인간들의 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 작가 사유적 의미를 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 저 나쓰메 소세키 · 역 김영식 · 2019.05.10문예출판사 · 일본소설 2024.06.24 ~ 07.10 · 12시간 30분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최초의 근대 문학 작가로 일본에서는 국민작가로 불리며 다양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로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작가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그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이기도 하고 그의 명성을 가져다준 소설이다. 영문학 교수로 근무하던 나쓰메 소세키는 1905년 ‘호토토기스’라는 잡지에 연재를 하면서 인기를 얻었고, 전입 작가로 활동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소설로서 10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2024.07.08·

'트러스트' 당신은 과연 누구의 말을 믿고 신뢰할 수 있을까, 4가지 스토리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가.

트러스트TRUST 저 에르난 디아즈 · 강동혁 · 2023.02.24 · 문학동네 · 영미소설 2024.05.29 ~ 06.12 · 09시간 54분              ‘트러스트’는 참으로 대단한 소설이라는 생각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알게 된 소설이다. 그리고 그렇게 기억될 듯싶다. 작가적 상상력과 스토리의 진행 과정이 조금은 낯선 전개와 색다르다는 점이 흥미를 끌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의 작가인 ‘에르난 디아즈’는 두 번째 소설로서 많은 이들에게 뛰어난 호평과 찬사를 받은 소설이다. 다양한 상을 받았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당시 올해의 책으로 추천한 도서로 잘 알려져 있는 소설이다. 첫 번째 소설 ‘먼 곳에서’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기..

2024.06.19·

'스토너' 한 남자의 일생을 쫓아가면서 느껴지는 고독감은 우리와 많이 닮아 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스토너STONER  저 존 윌리엄스 · 역 김승욱 · 알에이치코리아(RHK)2015.01.02 · 영미소설 2024.03.15 ~ 03.19 · 8시간 56분              스토너는 1965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지만, 50여 년이 흐른 뒤에야 빛을 본 특이한 소설이고, 작가인 존 윌리엄스가 사후 20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제대로 평가받은 소설이다. 초판이 1년 만에 절판이 되었지만, 2010년에 유럽에서 재출간되며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된 점도 특이한 소설이라는 점을 출판사 설명에서 잘 기록되고 있다. 스토너는 한 남자의 일대기를 담담하고 정적인 느낌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소설이라 말할 수 있겠다. 윌리엄 스토너는 소설 속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이 소..

2024.03.21·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가벼움 속에 깊이와 공감 그리고 메시지들이 읽는 즐거움을 주는 류시화 산문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저 류시화 · 수오서재 · 2023.12.24 · 에세이, 산문집 2024.03.07 ~ 03.13 · 5시간 52분              류시화 시인의 책은 정말로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91년도 그의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책방에서 처음 접하고 감동받은 느낌이 있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류시화 시인의 글을 중년이 되어 읽게 되었다. 비록 시집은 아니어도 산문집을 통해서 그의 글 솜씨를 접하게 되어 반갑기도 하고, 그의 책들을 그동안 등한시 했던 시간 속에 많은 책들을 출간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내 기억 속에 잊혀졌던 류시화 작가의 책을 다시금 접할 수 있게 되어 기분 좋은 반가움이 느껴졌다..

2024.03.15·

'꿈꾸는 책들의 도시' 작가 사유적 상상력의 풍부함과 독특함, 장엄한 모험이 있는 판타지의 위험한 이야기

꿈꾸는 책들의 도시Die Stadt der Traumenden Bucher / The City of Dreaming Books 저 발터 뫼르스 · 역 두행숙 · 들녘 · 2014.08.04독일소설, 판타지 2024.02.29 ~ 03.06 · 17시간 02분              책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된 소설이다. 얼추 제목만 보면 서정적이고, 책을 통해 다양한 사연들이 담긴 소설로 보이는 것은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내 생각과 다르게 전개되는 스토리가 조금은 당황해서인지 읽다 말고 책 소개 내용을 확인해 볼 수밖에 없었다. 소개 내용을 보고 책을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한 번 손에 든 책은 완독 할 때가 절대로 놓지 않는 성격 탓에 인내심을 발휘해..

2024.03.07·

'파견자들' 나와 다른 존재들의 비밀과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의 이야기

파견자들 저 김초엽 · 파블리온 · 2023.10.13 · 한국소설 2024.02.26 ~ 02.28 · 10시간 01분            4번째 읽는 김초엽 작가의 책이다. 지금까지 읽은 김초엽 작가의 소설과는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초엽 작가를 잘 아는 독자라면 그를 SF 작가로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파견자’들에서는 SF라는 장르 소설이라기 보다는 인간성을 얘기하는 모습에 조금은 색다른 소설이라고 얘기하는 편이 나을 듯싶다. 물론 SF 라는 장르가 가지는 특징을 버린 것도 아니다. 곳곳에 SF의 느낌을 받을만한 장치들은 있지만, 전체 스토리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적은 편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김초엽 작가의 소설 중에서 이와 비슷한 장편소설이 있다. ‘지구 끝의 온실’이라는 ..

2024.02.29·

‘눈먼 자들의 도시’ 가치와 윤리를 상실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작가적 사유의 사고가 명확한 묵시론적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 저 주제 사라마구 · 역 정영목 · 해냄2022.10.20 · 스페인소설 2024.02.14 ~ 02.23 · 10시간 47분              2022년 10월 ‘주제 사라마구’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그의 대표작을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간된 소설이다. 1998년 초판을 시작으로 2022년에 이르기까지 24년 동안 100쇄 이상을 찍기도 했던 소설이다. 때문에 초판 버전의 표지로 새롭게 단장한 것도 기념할 만한 일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소설을 2008년에 영화화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내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영화는 보지 않았을 것 같아서 원작인 소설을 읽어 보게 된 소설이다. 영화화된 소설이 원작이면 소설을 읽..

2024.02.26·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아픔에 갇혀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마음을 어루만져 줄 위로와 감동을 전하는 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西由比ヶ浜驛の神樣 저 무라세 다케시 · 역 김지연 · 모모 · 2022.05.11일본소설, 판타지 2024.02.09 ~ 02.13 · 4시간 30분            지난주 초, 신논현역에 세미나가 있어서 갔다가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탓에 시간을 때우려는 생각에 눈에 들어온 서점이 있어서 책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소설이다. 어떤 소설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가끔은 내용보다는 책 표지에 이끌리는 책들이 있다. 책 표지에는 2022년에 베스트셀러였다는 문구와 책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된 한 문장이 나를 이끌게 된 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이성보다는 감정에 이끌리는 소설이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일본소설은 참으로 오랜만에 읽는 느낌이다. 일본소..

2024.02.16·

'위저드 베이커리'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불운한 과거를 받아 들이고 앞으로 나아 갈 용기를 주는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저 구병모 · 창비 · 2022.03.27 · 한국소설 2024.02.06 ~ 02.08 · 5시간 32분             구병모 작가는 나에게도 이제는 익숙해져 가는 작가로 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그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었던 전작의 책들에서 나름 인상적인 작가로 각인된 부분도 없지는 않다. 때문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도 구병모라는 이름 석자를 발견하게 되면 일단 읽어 보게 되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내 기억 속에는 이미 읽었던 전작 ‘파과’, ‘아가미’가 상기되는 의미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읽게 된 점도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2009년에 이미 출간된 소설을 이 시대에 맞게 표현이라든가 문장 등..

2024.02.09·

'스즈메의 문단속' 재난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신카이 마코토의 세번째 재난 이야기

스즈메의 문단속Suzume, すずめの戸締まり, 2022 애니메이션, 판타지, 어드벤처 · 일본 · 122분2023.03.08(Kor) 감독 신카이 마코토          오랜만에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최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을 감상했다. 국내 개봉은 작년 3월 초에 했지만,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어 왔던 일을 한 가지 한 기분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중의 한 명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여러 편을 봐왔다. 이 전편인 2019년에 개봉한 ‘날씨의 아이’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번 애니메이션에서도 신카이 마코토의 특징이 두드러진 뛰어난 영상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빛을 활용한 영상미가 있는 ..

2024.02.07·

'오십에 읽는 논어' 굽이치는 인생을 다잡아 주는 공자의 말 ‘이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오십에 읽는 논어이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저 최종엽 · 유노북스 · 2021.11.03 · 동양철학, 인문학 2024.01.11 ~ 01.31 · 5시간 40분              이제는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돌파구가 필요한 걸까. 한참 읽지 않았던 자기 계발과 관련된 책을 꺼내 들었다. 요즘처럼 복잡한 마음이 있었나 싶다. 쉬는 동안에 책을 더 많이 읽을 거라 생각했고, 많이 읽고 싶었는데, 오히려 더 읽히지 않는 것 같다. 쉬는 동안 생각이 더 많아져서일 듯하다. 그래서 사람은 바쁘게 살아야 하지 않나 생각도 해 본다. 그래야 딴생각을 하지 않을 테니까. ‘오십에 읽는 논어’는 작년 여름 즈음, 서재 한쪽에 쟁여 놓은 책이었다. 여러 개의 책 중에서 유독 손이 가지 않았던 책 중..

2024.02.02·

'미래 소년 코난'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명작

미래 소년 코난未来少年コナン / Future Boy Conan, 1978 애니메이션, SF, 어드벤처 · 일본시리즈(26부작) · 1982.10.08 ~ 1983.06.07(Kor-KBS 1TV)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40대 중 후반 이후의 중년층 남녀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애니메이션 ‘미래 소년 코난’을 다시 한번 직관했다. 어렸을 때의 감성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옛 추억에 빠져 보고 싶은 생각과 회상을 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하는 ‘미래 소년 코난’이 잊혀졌고, 기억 속에서 다시 꺼내 보려 했지만 기억나는 거라고는 주인공 코난과 라나, 그리고 포비뿐이다. 그리고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없다. 오랜 세월이 흐른 탓이겠..

2024.01.17·

'뇌'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며 펼쳐지는 인간의 쾌락과 정신 그리고 심리, 뇌의 비밀을 탐구한 소설

뇌L’Ultime secret 저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 이세욱 · 열린책들 · 2023.10.20프랑스소설 2024.01.02 ~ 1024.01.10 · 12시간 28분            2024년 갑진년의 첫 번째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을 읽게 되었다. 원래 두 권으로 상하로 나뉜 소설을 3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소설을 한 권으로 재 출간된 전자책으로 내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만큼 분량이 많은 소설이다. 때문에 열심히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소설이다. 그리고 내가 읽은 베르베르의 16번째 소설이기도 하다. 올 해에도 어김없이 첫 스타트로 읽는 소설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부터 시작했다. 그건 나만의 주저할 수 없는 선택이 된 것 같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시작으로 기분 좋게 한 해의..

2024.01.12·

'게르트루트' 사랑과 예술, 삶의 깊은 의미를 탐구하고, 자아 발견과 성장에 대한 여정을 담은 헤르만 헤세

게르트루트Gertrude 저 헤르만 헤세 · 역 송영택 · 문예출판사 · 2011.10.20독일소설 · 문예세계문학선 067 2023.12.26 ~ 12.28 · 7시간 42분            올해 2023년의 마지막으로 읽은 소설이 되겠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자주 읽는 것 같은 생각이지만, 그의 소설을 읽을 때면 뭔가 얻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게르트루트’도 그런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읽다 보면 특징적인 것들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직 그의 모든 소설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읽은 소설들에서는 헤르마 헤세가 직접 경험하고 터득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소설만 골라서 읽는 것은 아니지..

2023.12.29·

'삶의 발명' 삶을 발명하는 이야기, 이야기가 이끄는 삶에 대한 작가 사유적 이야기

삶의 발명당신은 어떤 이야기의 일부가 되겠습니까  저 정혜원 · 위고 · 2023.10.25 · 에세이 2023.12.19 ~ 12.22 · 4시간 50분            정혜윤 작가는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는 작가로 소개하고 싶다. 이유는 내가 정혜윤 작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발명’을 읽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에세이라는 장르적 특징이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살아가야 하는 이야기들과 그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 가면서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안 요소들 속에서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면서 고통과 슬픔을 안고 앞으로 ..

2023.12.25·

'오직 두 사람' 유려한 서사, 단단한 플롯, 반전과 아이러니로 독자를 매혹해 온 김영하 단편소설의 정점

오직 두 사람 저 김영하 · 복복서가 · 2022.07.04 · 한국소설 2023.12.11 ~ 12.14 · 7시간 07분           이번에는 김영하의 단편집 ‘오직 두 사람’을 읽게 되었다. 김영하 작가의 등단 25주년을 맞이하여 시작된 복복서가와의 콜라보로 진행된 시리즈 중에 포함된 단편 소설집 ‘오직 두 사람’을 접하게 되었다. 총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에는 익숙한 제목도 포함되어 있다. 제36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 그리고 ‘제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아이를 찾습니다’, 제26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오직 두 사람’이 수록되어 있다. 아마도 김영하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작품들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목만 알고 있는 정도라고 해도 과언..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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