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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궁전' 자신의 삶을 극단으로 몰아가면서 배우는 세 탐구자들의 매력적인 초상화

kimdirector 2023. 7. 26. 08:08 

 

 

 

 

 

 

달의 궁전

Moon Palace

 

저 폴 오스터 / 역 황보석 / 열린책들 / 2000.03.15 / 영미소설

 

독서기록 : 2023.07.04 ~ 07.13 / 15시간 02분

 

 

 

 


 

 

 

 

폴 오스터 작가의 세 번째 읽은 소설 ‘달의 궁전’이다. 폴 오스터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을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아주 또는 극히 평번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아주 근사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작가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또한, 우리가 보고 들으면서 알 수 있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일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디테일하고 풍부한 묘사를 통해서 그냥 지나 칠 수 있는 것들에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목만 놓고 보면 뭔가 아름다운 연인의 의미 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폴 오스터의 소설들은 그렇게 가벼이 다루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읽은 폴 오스터의 소설은 세 작품뿐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가볍게 읽은 소설은 없기에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달의 궁전’ 또한, 평범할 것 같은 우리의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 생각한다.

 

‘달의 궁전’은 장편소설답게 방대한 이야기와 시대적 흐름을 담고 있으며, 그 이야기 안에는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있다. 갑작스러운 삼촌의 죽음으로 삶이 피폐해져 가는 마르코 스탠리 포그라는 인물과 한 번의 삶을 사막 한가운데서 스스로 말살하고 두 번째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노인 토마스 에핑, 그리고 세 번째 등장인물인 솔로몬 바버는 대학 교수로 거대한 체형의 소유자로 여행 중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병원신세를 지게 되지만 결국 수많은 질병으로 인해 사망하게 된다.

 

마르코 스탠리 포그, 토마스 에핑, 솔로몬 바버, 이 세 사람은 기막힌 운명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소설 속에는 세 번의 변곡점이 있다. 먼저 마르코 스탠리 포그는 아버지는 누구인지 모른 채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대신해 키원준 삼촌과 살아가게 되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삼촌의 뒷바라지를 받으며 대학에 진학하게 되지만, 삼촌의 죽음으로 인해 학업에 매진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뉴욕의 센트럴 공원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게 되고, 죽음 직전에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일상생활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토마스 에핑의 개인 비서로 일을 하게 되고, 토마스 에핑의 삶 속으로 빠져 그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함께 산책을 하고, 책을 읽어 주고, 대화를 나눈다. 토마스 에핑은 첫 번째 삶에서의 하나뿐인 아들을 찾게 된다. 코마스 에핑은 세상을 떠나고, 마르코 스탠리 포그는 솔로몬 바버에게 그의 죽음을 알려 준다. 그리고 솔로몬 바버의 인생 이야기가 마지막으로 이어진다.

 

이 세 가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모두 한 핏줄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에핑은 마르코 스탠리 포그의 할아버지이며, 솔로몬 바버는 마르코 스탠리 포그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마지막에 퍼즐이 맞춰지는데,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 어느 정도 내포되면서 진행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세 가지 이야기와 인물 간의 관계가 겹치며 진행되지 않는다. 즉 다시 얘기하면 각자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서로의 이야기가 중복이 되거나 복선으로 인한 복잡해질 수 있는 스토리 환경을 단순하게 그리며 진행되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달의 궁전’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이나 어떤 느낌을 알아 채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겠다. 세 가지 이야기에는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진행하지만, 그 뜻을 헤아리는 법은 모두 읽는 이의 마음과 깨닮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주인공인 마르코 스탠리 포그는 서쪽의 땅 끝에 서서 여기가 내 출발점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본인 스스로 희망이라는 미래를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쉽지 않은 미래일 것이다. 또한, 사람들 모두는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게 쉽지 않은 미래일지언정 우리의 현실 앞에는 늘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는 다양한 형태로 달의 의미를 얘기하는 부분이 많이 등장한다. 그중에서 달의 궁전이라는 중식당이 등장하는데, 제목과 같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유심히 들여다 보기도 하지만, 그냥 주인공이 자주 찾아가는 중식당일 뿐,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배경에 지나지 않는다. 이 외에도 많은 내용 중에서 달의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그냥 지나가는 순간에 불과한 것에 의미는 없었다. 우리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치우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살고 있으며,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는 의미가 없을 수 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만, 이 소설 속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달의 의미 지는 분명 희망을 얘기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달은 차오르고 비워지기를 반복하 듯, 우리의 인생 또한 앞으로 나아가고 힘들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우리가 반복적으로 차오르고 비워지기를 반복하는 달과 같을 것이다.

 

‘달의 궁전’은 폴 오스터 작가의 특징이 너무나 잘 그려진 소설로 기억될 것이다. 인물 중심의 이야기가 아닌 그냥 스쳐 지나갈 법한 모든 것에 작가적 상상력이 더해져 풍부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일 것이다. 이러한 작가적 표현기법으로 인해 읽는 사람 또한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읽는 것은 오로지 폴 오스터의 소설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몰입감이 배가 되고 집중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처음 접하는 풀 오스터의 소설을 읽을 때는 조금은 학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이유는 풍부하고 감각적이고 서술적인 내용이 많은 데서 오는 피로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때문에 폴 오스터의 소설을 읽을 때, 최소한 작가의 소개글을 읽어 보고 그의 소설을 읽어 본다면 절대 후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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