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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뇌'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며 펼쳐지는 인간의 쾌락과 정신 그리고 심리, 뇌의 비밀을 탐구한 소설

kimdirector 2024. 1. 12. 08:02 

 

 

 

 

 

 

L’Ultime secret

 

저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 이세욱 · 열린책들 · 2023.10.20 · 프랑스소설

 

2024.01.02 ~ 1024.01.10 · 12시간 28분

 

 

 

 

 

 

 

 

 

 

 

 

2024년 갑진년의 첫 번째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을 읽게 되었다. 원래 두 권으로 상하로 나뉜 소설을 3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소설을 한 권으로 재 출간된 전자책으로 내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만큼 분량이 많은 소설이다. 때문에 열심히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소설이다. 그리고 내가 읽은 베르베르의 16번째 소설이기도 하다. 올 해에도 어김없이 첫 스타트로 읽는 소설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부터 시작했다. 그건 나만의 주저할 수 없는 선택이 된 것 같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시작으로 기분 좋게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기분이랄까. 암튼 그렇게 올 해의 독서를 시작하게 되었고, 올 해에도 어떤 책들과 마주하게 될지 기대감을 감출 수 없다.

 

‘뇌’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른 소설들과는 조금은 다른 결을 보여준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소설이 전개되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조금은 진지함이라고 해야 할까. 베르베르 식의 유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소설들에 비해 읽는 내내 베르베르만의 익숙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의학과 과학적으로 미지의 영역으로 구분되는 인체에서 가장 신비함을 가지고 있는 ‘뇌’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있는, 까다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풀어가는 방식이 조금은 추상적인 부분으로 인해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 어려운 ‘뇌’라는 소재를 가지고 가장 보편적인 소설로 만들어 냄으로써 흥미진진하게 탐구하기도 하고 소설적 재미를 더하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겠다.

 

저명한 신경 정신 의학자인 사뮈엘 핀처는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 ‘디프 블루 IV’라는 로봇과의 체스대결에서 승리하게 됨으로써 세계 체스 챔피언이 된 후 톱모델 약혼녀인 나타샤 아네르센과의 사랑을 나누던 도중에 복상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사뮈엘 핀처의 죽음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던 과학부 기자 출신인 이지도르와 유명한 잡지사 기자인 뤼크레스와 함께 공조하여 수사를 진행하게 되고, 이 둘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모험을 포함한 스토리가 전개되고, 스펙터클 하고 긴박한 장면을 연출하여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면서 읽으면 재미있는 요소로 볼거리가 많은 소설이다.

 

또한, 스토리가 중반으로 전개되면서 ‘최후의 비밀’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뮈엘 핀처의 사망 원인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 들게 된다. 소설 속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최후의 비밀’은 19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의 신경 생리학자인 제임스 올즈에 의해서 발견이 되는데, 전기 자극을 주면 뇌에 쾌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되지만,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인해 당시에는 이를 비밀로 여겨졌다고 한다. ‘최후의 비밀’은 어떠한 마약보다도 강력한 쾌락을 인간에게 줄 수 있는 마약보다 더한 중독을 일으키게 된다고 한다.

 

극 중에서 함께 연구한 체르니엔코 박사는 마약 중독으로 인해 자살까지 시도했던 자신의 딸인 나타샤 아네르센을 구하기 위해 뇌 수술을 통해서 ‘최후의 비밀’을 제거하는 수술을 감행하고 아네르센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지만, 자신은 인간이 기본으로 누릴 수 있는 쾌락적 감각을 잃어버리게 된다. 때문에 아네르센은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와 반대로 사망한 사뮈엘 핀처는 ‘최후의 비밀’에 끊임없는 전기 자극을 통해서 더 많은 쾌락을 얻음으로써 삶을 지탱해 가지만 한계치를 넘어서는 전기 자극으로 사망한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뇌’는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에 따른 스토리 전개보다는 상황이 만들어져 가는 스토리 전개에 따른다. 때문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또한,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스토리 방식을 택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사뮈엘 핀처의 사망원인과 최후의 비밀에 대해서 파혜쳐 가는 스토리 전개를 따르고, 과거 시점에서는 사뮈엘 핀처가 살아 있을 때의 뇌 연구 과정을 죽기 직전까지의 스토리로 풀어 가면서 전개되고 후반으로 가면서 사뮈엘 핀처의 사망 원인과 최후의 비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부분이 몇 가지 존재한다. 이 소설이 처음 출간된 지는 꽤 오래된 20여 년 전인 2002년의 일이다. 하지만 이 소설이 예지몽이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2016년 3월에 있었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을만한 이슈로 떠오른 시기이지만, 이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과거 시점에서 사뮈엘 핀처의 연구 과정에서 쥐를 대상으로 연구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동명소설인’ 고양이’의 시리즈에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티무르’라는 쥐 군단의 우두머리가 연상된다. 티무르 또한 연구용 쥐로 등장했었다. 사뮈엘 핀처의 연구실에는 다양한 이름을 가진 쥐들이 등장하는데, 티무르라는 이름을 가진 쥐는 등장하지 않아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이 소설은 인간의 뇌에 대해서 탐구하는 소설이다. 의학적 또는 과학적인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노출되고 있기도 하지만 상황이 따른 필요한 정보들을 다루고 있고, 독자에게 뇌에 대해서 기본적인 상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가끔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그리워지는 것은 나뿐인지는 모를 일이다. 그리고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치밀하고 디테일한 상황 전개 구성과 탄탄한 논리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 방대한 정보를 통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글쓰기는 ‘뇌’에서도 여전히 느껴질 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상적인 문장

고통이 없으면 삶도 없죠. 살아 있는 존재의 특성이 바로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아닌가요? 식물도 고통을 느낍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동기가 바로 모든 행동의 열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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