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
저 올더스 헉슬리 / 역 안정효 / 소담출판사 / 2015.06.12 / 영미소설
독서기간 : 2022.05.02 ~ 2022.05.17
앞으로 ‘밀리의서재’에서는 PDF로 읽지 않겠다는 다짐을 가지게 된 책이다. 정말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오히려 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전자책으로써의 PDF는 불편한 정도를 넘어서서 왜 나왔는지 모를 일이다. 폰트 크기를 조정할 수도 없어서 작은 글씨를 읽을 수가 없을 정도다. 그렇지 않아도 노안이 와서 가까운 것들을 읽으려면 안경까지 벗어야 보이는 편인데, 이건 뭐 눈이 침침해지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을 게슴츠리하게 뜨고, 읽다 보니 안구가 뻑뻑하고 자꾸 눈알을 굴리며, 먼 곳을 보게 된다. 일단 책에 집중이 되지 않으니 답답함에 미칠 지경이었다. 앞으로 절대로 PDF 책은 읽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디스토피아적이며 SF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책으로 3대 고전 중에 하나라고 평할 정도로 유명한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공부를 조금 하고 읽었는데,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디스토피아 3대 서적은 조지 오웰의 ‘1984’, 아직 접하지 못한 에브게니 자마찐의 ‘우리들'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인데, 그중에서도 조지 오엘의 ‘1984’와 많이 비교되는 책이기도 한 것 같다.
이 책을 간단하게 소개를 한자면, 과학과 의학이 고도로 발단된 가상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큰 전쟁을 거치면서 전 세계는 하나의 통일된 국가의 정부가 통제를 하게 되고, 의학의 발전을 계기로 모든 인간은 생산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 내듯이 인공 수정으로 대량으로 생산된다. 이렇게 생산된 태아들은 엄격하게 통제된 사회 속에서 생산되는 순간부터 신분이 결정되고 모든 교육은 통제된 사회 속에서 세뇌 교육을 받게 되고, 인간은 그렇게 전체주의 속에서 한낮 소모품이 지나지 않는 사회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통제된 사회의 구성원들에게는 통제가 용이하게 할 수단으로 ‘소마’라는 마약과 같은 알약을 먹으며 사회 또는 통제자가 요구하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또한, 이 책 속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헨리 포드’라는 신이 등장하는데, 대량 생산 공장을 고안해 낸 인물로 포드 자동차 생산을 대량으로 제조하여 판매하게 된 유명한 실존 인물이다. 아마도 헨리 포드의 대량 생산 공장을 통해서 저자인 ‘올더스 헉슬리’는 먼 훗날 인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에서 ‘포드님'이라 부르며 신격화되어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존재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놀래거나 당황할 때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 ‘신이시여’, 또는 ‘오 마이 갓’이라고 하는데, 책 속에서는 ‘오 포드님’이라고 하는 장면들이 등장하여 조금은 낯설기도 하고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고, 전체주의를 비유한 내용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전체주의를 얘기하면서도 그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적 의미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저자인 ‘올더스 헉슬리’는 아주 먼 미래의 인류에 대해서 예언을 하는 듯한 뉘앙스를 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옮고 그릇된 점, 맞다 틀리다라는 개념이 아닌 그냥 먼 훗날의 인류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 것 뿐이다. 전체주의를 얘기하고 있지만 학대를 하거나 엄격한 통제된 사회 속에서 모든 물자를 배급받으면서 인간들은 자유롭게 누리며 살고 있고, ‘소마’를 배급 받으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뿐인 듯하다. 따라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거나 내적 갈등이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인 듯하다.
이러한 점으로 공산주의 사회의 스탈린주의와 전체주의 사회를 기본 배경으로 하고 있는 조지 오웰의 ‘1984’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같다. 사회 속에서 갈등이 없다고 해서 그 사회가 올바른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갈등이 없다는 것은 오로지 강제적인 세뇌 교육을 통한 인간과 사회를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사회인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단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사회가 바로 우리 곁에 있지 않나. 무엇이 되었든 옮고 틀린 것을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소설 속의 흐름이 상위 계급에 속한 ‘버나드’라는 등장인물과 그 주변인물들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주기적으로 배급되는 소마로 인해 인간은 충분한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소설을 읽고 있는 내가 보기에는 그들의 삶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고, 이 소설의 제목인 ‘멋진 신세계’와 같은 느낌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인 올더스 헉슬리는 그런 면에서 소설 속의 주된 내용을 하위 계급 속에서의 스토리 전개 방식보다는 비교적 상위 계급으로 설정하여 진행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저자의 의도된 장치가 아닐지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분명히 전체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는 듯 한데,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듯한 소설의 느낌을 받았다. 사회는 통제되고 있다는 느낌은 있지만, 강제적인 모습은 그리 많이 있지 않은 듯하고 오히려 자유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저자의 올더스 헉슬리가 그린 미래 사회에 대한 느낌은 디스토피아가 맞을 것이다. 통제된 사회 속에서 인류는 대량 생산이라는 틀 속에서 자신들이 살아가야 하는 계급이 정해지고 정해진 계급 속에서 강제적인 세뇌 교육을 받으며 살아가게 되는 것을 보면 그저 소모품에 지나지 않을 인류의 모습이 암담하게 느껴질 뿐이라 두려운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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