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웹 기획자’라는 단어로 한정하기엔 용어자체가 너무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된다. ‘웹사이트만을 설계하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사람은 ‘UI기획자’라고 한정해버리는 것이 낳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웹PD’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방송 프로듀서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함에 있어 모든 부분의 리더이고 막대한 영향력이 있음을 여러 방송을 통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웹기획자는 웹 팀의 리더가 되어 팀을 이끄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단지 온라인사이트 운영에 대해 개발프로세스를 알거나 디자인 하는 법을 아는 것만으로는 웹 기획자 또는 웹PD가 되는 것이 아니라 ‘UI기획자’로만 생활하게 될 것이다.
아래의 내용은 웹 기획자가 리더로서 팀을 이끌 때 필요한 조건들을 말해주고 있다.
- 미래를 보는 통찰력
- 빠르고 올바른 결단력
- 조직을 장악하는 권위적이지 않은 리더
- 리더의 역사의식
이러한 능력들은 팀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것임으로 리더를 믿고 따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미래를 보는 통찰력
미래를 보는 통찰력은 남들이 미처 못 보는 것을 보는 능력과, 막혀 있어서 더 이상 나가지 못하는 생각의 벽을 뛰어 넘는 일이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의 벽을 무너뜨리는 일은 결단력 있는 용기와 빈틈없는 신중함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이러한 미래 통찰력은 이성과 열정이라는 동반자를 필요로 한다.
모두다 보지 못해 반대하는 것을 혼자 이끌고 가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혹시나 실패할 경우 그 비난과 책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것이 리더의 임무이다. 그래서 리더는 외롭다 하지 않던 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자는 리더가 될 수 없다.
앞날을 예견하는 통찰력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마지막 주의 윈스턴 처칠은 하원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영국 정부는 지난 제1차 세계대전의 전후 처리과정에서 실수한 것을 반복하지 않을 준비가 되었습니까?”
처칠이 매우 밝게 대답했다.
“나는 확신합니다. 우리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충분히 고려해볼 때 우리는 앞으로 새로운 실수들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처칠은 다른 정치가들에게 순순히 승복하기보다 도전적인 발언을 던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위기는 미래를 담보로 하는 배짱 있는 태도에 약하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불확실하므로, 미래에 대한 의지는 종종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대신해서 상대를 설득한다. 통찰력은 전문적인 판단력에서 출발하여 다른 사람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볼 수 잇는 것을 말한다. 때로는 자신을 추월할지도 모를 타인의 능력을 인정하는 통찰력이야말로 자신의 뛰어남을 증명해 준다.
모두가 웹2.0으로 간다고 난리들이다. 그 방향이 우리 상황에 맞는지 틀린 지도 모르면서 ‘남들이 가니 나도 간다.’라는 생각으로 서비스를 진행시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의 목적은 웹2.0이 아니다. 미래를 보는 통찰력은 이런 때 발휘 할 수 있어야 한다. 배짱 있는 태도가 위기를 극복하게 해 줄 것이다.
빠르고 올바른 결단력
올바른 결단력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서 나온다. 그리고 상황을 정확히 이해한다는 것은 이미 올바른 판단이 내려졌음을 의미한다. 올바른 상황 이해란 결국 자신의 목표와 가능성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은 편견과 편 가르기를 뛰어넘되, 결코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루비 콘 강가에서 줄리어스 시저의 결정은 단호한 결단력의 모범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저가 원로원의 명령을 거역하고 로마로 진격해나갈 때, 한 부하가 물었다.
“장군님, 로마로 진격하는 일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셨습니까?”
시저는 웃으면서 말했다.
“뭐, 충분히 숙고했냐고? 위대한 결정은 다만 수행될 뿐이다. 심사숙고하는 것이 아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시저의 판단은 무엇보다도 그 문제 자체의 중요성에 근거하여 내린 것이었다. 기원전 49년 시저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루비콘 강을 건넜고 로마를 지배하게 되었다.
웹 기획을 하면서 많은 경우 이 방법이 맞는지 저 방법이 맞는지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우리 웹사이트의 목적에 부합되는 전략으로 이것을 해야 하는지 저것을 해야 하는지 애매하거나, 작게는 한 페이지 내에서 콘텐트들을 배치함에 있어 어떤 전략을 쓸 것인지에 대한 부분까지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물론 사용성 이론을 기초로 하겠지만 워낙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100%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
그때 웹 기획자의 결단력이 필요하다. 기획자의 두뇌 속 신경인 뉴런의 병렬처리를 통하여 바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심사숙고하며 시간을 투자한다고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질 못한다.
늦은 옳은 결정보다. 옳지 않더라도 빠른 결정이 낳을때가 훨씬 많다.
조직을 장악하는 권위적이지 않은 리더
조직을 확실히 장악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조직원들이 적극적인 동기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조직원들은 자신을 위한 가능성을 많이 발견할수록 대열의 선두에 서려고 한다. 가제적인 힘보다는 스스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조직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권위를 통해서 조직을 장악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조직을 장악한다는 것은 권위적인 리더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각 팀원들이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줘야 하며 능동적인 참여와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동기 유도를 해주어야 한다. 많은 리더들이 실수 하는 것 중 하나가 ‘술’한잔으로 문제를 풀어가려는 너무 가벼운 생각을 갖고 있다. ‘술’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강압적인 지시는 최소한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때로는 강력한 지시가 필요하다.) 팀원들을 뒤에서 세심하게 하나씩 서 포트 해줌으로써 스스로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팀원들이 PL이 되면 자연스럽게 나는 PM의 권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지도자가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보일 때 조직은 더욱 강해진다.
웹사이트는 목적이 있고 전략이 있다. 그 어떤 외부의 압력이 가해지더라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목적과 전략에 위배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 목적과 전략이 무시되는데도 윗사람에게 굽신 거리는 태도야 말로 리더로써의 자격은 없다고 봐야 한다.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한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그 조직의 지도자에게 대담하게 도전할 필요가 있다.
처칠이 남아프리카 전쟁이 발생했을 때 종군기자로서 근무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처칠의 아버지는 경제 수상이었다. 한 동료가 시기하며 말을 했다.
“유명한 아버지를 둔 사람은 쉽게 경력을 쌓을 수 있지.”
이 말을 들은 처칠은 이렇게 말을 받았다.
“어느 날, 사람들은 랜돌프 경에 대해서, 그는 처칠의 아버지였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조직은 지도자가 조직원들과 모든 것을 함께 나눌 때 혈육보다도 더 끈끈한 관계를 갖게 된다. 지도자가 특권을 포기하고 생활을 함께 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습을 가직 없이 드러내는 것이며, 조직원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조직원 자신이 헌신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프로젝트의 성과를 조직원들에게 돌려라, 기획자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은 무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모든 성과는 팀원들에게 돌려라 그것이 팀을 위하는 길이며 능력 있는 기획자로 커 나갈 수 있을것이다.
리더의 역사의식
역사의식은 지난 시간이 현재와 미래에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역사는 단순히 지난 과거의 시간이 아니라, 현재의 의미를 결정하는 미래의 뿌리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는 현재와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예시하고, 미래의 어떤 선택이 필요한가를 배울 수 잇는 가장 좋은 스승이다. 그래서 역사에 대한 의식은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와 미래의 만남을 주도적으로 끌어가려는 책임의식이다. 아무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주어진 시간의 가치를 현재에 재연하려는 역사의식은 자신의 가치를 끝없이 창조하려는 의지이다.
“전통은 목자가 없는 양떼와 같다. 새로워지지 않는 전통은 죽은 몸과 같다.” – 처칠
위대한 지도자들은 역사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이해한다. 역사 속에서 자신이 가는 길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쿠바의 혁명가이며 정치가인 피델 카스트로는 법학도로서 일찍부터 게릴라를 이끌고 독재정치에 저항했다. 1956년 그가 ‘몬카다 병영 습격사건’으로 투옥되었을 때, 그는 자신을 변호하면서 유명한 말을 남겼다.
“역사가 나를 사면 하리라!”
한 회사에서 일을 추진하다 보면 실패할 때도 있고 부딪히는 일도 많다. 그 때마다 정치적인 요소에 수긍하며 옳지 않은 방향으로 팀원들을 끌고 가는 것은 당장 경영층이 좋아할만한 행동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조직도 해치고 나도 해치는 길이 된다. 리더가 되기 위해선 당장 내일 회사를 옮기더라도, 지금 이순간만은 내가 이 회사에 평생 있을 것같이 사고하라! 그러면 미래의 내 가치는 인정 받게 될 것이다.
- 삼성경제연구소 SERI연구에세이 ‘역사에서 발견한 CEO 언어의 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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