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으로부터 우리 나라 디자인이 대단히 좋아졌다는 간간히 들린다. 특히 화장품의 디자인은 어느 나라보다 뒤지지 않는다고들 한다. 새로 출시되는 화장품을 외국인에게 보이면 대부분은 Oh! Beutiful!! 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저 겉치레겠지 했지만 심심치 않게 듣게 되다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신빙성있게 들린다.
아마 이런 경험은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이 갈거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나에게 있어서도 우리들 화장품 디자인을 보면 예쁘게 보이는 것 같다. 유명하다는 외국 브랜드의 화장품 디자인이라는 것도 뜯어보면(?) 별 것 없다. 샤넬 화장품의 디자인이 뭐 그리 요란할 것 없고, 세계적 브랜드라는 로레알이나 랑콤화장품의 디자인도 참으로 단순하다. 다른 유명하다는 디자인들도 예쁜 가치판단의 미적감각에서 보면 그리 훌륭할게 없을 듯하다.
반면에 우리 나라의 디자인은 대단히 감각적 매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일본 제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분명 아름다운 디자인이란 상품력에 있어서 귀중한 자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디자인의 가장 큰 목적은 예쁘게 연출하는게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디자인을 통해 어떠한 물리적 특성인지 그리고 어떤 브랜드인지 손쉽게 인지될 수 있는 제품 전달력과 차별성이 획득되어야 한다. 곧 상품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전달 역할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하겠다.
디자인이 훌륭하다는 의미는 미적감각 이전에 다른 제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자성이 우선되었음을 뜻한다. 이것이 바로 유명브랜드 디자인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특성이다.
코카콜라 병이 예쁘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사람은 분명 디자인 감각이 형편없는 촌닭이다.
울퉁불퉁 호박처럼 생긴 모양 아니겠나? 코카콜라의 용기디자인은 예쁜 것이 아니라 개성이 강한 디자인이다. 글자타잎도 그렇다. 울퉁불퉁, 고불고불한 복잡한 로고타잎이(이를 Dynamic Contour Logo design이라 한다) 아닌가?
현대 사회에서 디자인이란 단순해야고들 하는데 이 글자 모양보다 복잡한 디자인은 본 적이 나는 없다. 그럼에도 디자인이 좋다고들 한다. 예쁜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따라하지 못하는 유별난 모양이기 때문에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김봉남(앙드레 뭐드라???)의 옷을 멋지다고 입고 다닌다면 당신은 이상한 사람이다. 그 옷은 특별한 사람이 유별난 날에 입어야 하는 요상한(?) 옷이다. 보편성을 초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유는 그 어떤 나라의 패션디자인과도 분명한 차이가 있는 독자성이 존중받는 것이다.
예뻐야 한다는 일반적이고도 보편적 기준으로 디자인을 평가한다면 우리들 주변에서는 좋은 디자인이 탄생되기 어렵다. 여러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는 개성있는 독자적 디자인이 훌륭한 디자인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예쁜 디자인과 개성있는 디자인과는 대단한 차이가 있는데 후자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개성이 존중받는 사회다. 창의성을 높여야 한다.
독특한 디자인을 추구해야 한다.
박규원 [더 브레인 컴퍼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한양대학교 디자인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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