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이웃
허지웅 산문집
저 허지웅 / 김영사 / 2022.08.22 / 산문집, 에세이
독서기간 : 2022.09.19 ~ 09.22
허지웅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하게 되었다.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가끔 읽는 편이라 큰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을 뿐만 아니라 작가가 가지는 생활 속 이야기 또는 작가가 가지는 사색적이거나 사유적인 가치들도 볼 수 있어서 평소에 잘 알지 못하는 것들에서 오는 미묘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최소한의 이웃’의 허지웅 작가의 개인적인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어 볼 수 있고, 그 속에서 작가의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 속에 개인적인 소망이 들어 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단순하게 본다면 나의 이웃들이 어떤 사람인가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조금은 포괄적인 은유적 표현을 사용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웃에 분노하고 불신하기 보다는 그들에게는 나 또한 이웃이기에 함께 이웃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여 보자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타인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담대함을, 그리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작은 노력들에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도 함께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허지웅 작가의 어릴 적 이야기, 힘겨웠던 청년 시절, 그리고 작가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혈액암 중에서 악성림프종으로 인해 다시 살아나기까지의 여정도 허지웅 작가만의 담대하게 풀어놓는 모습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생각된다. 방송으로 접했던 예전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비쳐지는 모습이랄까. 이 책은 그렇게 병마와 싸워 이긴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작지만 큰 소망을 우리 이웃들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에 허지웅 작가는 멋있는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이웃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이슈화된 내용, 정치적인 이슈 등을 자신의 필력을 빌어서 소신 있는 내용들도 들여다볼 수 있지만, 깊이 있는 것보다는 자신의 성찰을 의미하는 내용으로 간단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서 거부감이 들거나 불쾌감을 들지는 않았다. 그런 것도 작가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견이기에 모든 이들의 생각과 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생각이 다르다고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테지만,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나름 고개를 끄덕이던 모습이 생각난다.
나의 생각과 말이 옳고 너의 생각이나 말은 틀리다라는 식의 이분법적 소모적인 다툼이 현실적이지만, 그래도 결국 서로 이해하고 도우며 서로 기대며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웃, 무책임하고 냉소적으로 무감각한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지만, 최소한의 염치를 가지고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이야기들을 찾아가다 보면 결국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이며, 서로의, 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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