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 단편선 모음
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 역 이순영 / 문예출판사 / 2015.06.20 /
고전소설, 러시아소설 / 문예세계문학선 118
독서기간 : 2022.10.12 ~ 2022.10.19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톨스토이의 책은 단 한번도 접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작가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정도이고, 유명한 소설들은 몇 가지 알고 있는 정도이지만 단 한 번도 읽으려 했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서 더욱이 끌리는 점은 무엇 때문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톨스토이의 첫 번째 읽는 책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택한 이유는 뭔지 모를 이끌림이 있었다고 해도 될 듯하다. 톨스토이는 러시아 문학의 거장으로 종교, 사회 사상가인 점을 들어 톨스토이 자신이 많이 궁금해하고 많이 심취해하고 있었던, 삶과 죽음, 육체와 정신, 사랑과 진실과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것들에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형상들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이런 톨스토이의 개인적인 것들을 통틀어서 본다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책이 가지는 의미는 조금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톨스토이의 중, 단편 50여 편 중에서 대표적인 10편을 선별해서 엮은 단편선으로 구성되어 있고, 영어로 번역된 책을 재번역한 것이 아닌, 러시아 원전을 직접 번역한 것으로 원작의 의미를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달한다고 봤을 때, 그 의미가 더욱 값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 소개하고 싶다. 또한, 톨스토이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삶에서 실천한 작가이니 만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서 사회의 병폐를 치유하고 잘못된 세상을 바로 잡고자 하는 톨스토이주의 이념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중, 단편들의 대부분은 기독교적 종교 색체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제목과 같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서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질 법한 내용들을 한 편의 동화와 같이 풀어 가면서, 기독교의 교리를 십분 활용하여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종교적인 색채, 종교적인 내용이 많다고 생각되면 거리를 두는 편이기는 하지만, 비종교인이 읽어도 거부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동화적인 색채와 느낌이 있기에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톨스토이는 이 책을 통해서 유독 사랑이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19세기, 20세기 초의 러시아 사회 상황과 무관치 않다. 소수 귀족들이 대부분의 땅을 차지하고 사치스러운 반면, 농민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현실 속에서 톨스토이는 소박한 민중이나 소시민들의 삶을 소재로 하고 기본적인 기독교적 사상을 담아내면서 당시 러시아의 빈부의 격차와 사회의 모순, 부조리한 사회와 종교의 모습을 투영하고 싶어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톨스토이주의적 색채가 강한 책이기도 하지만, 위에서 얘기했듯이 톨스토이의 중, 단편집 10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 편 한 편 읽어가면서 느낌 것들은 모두 마음이 따뜻해지고,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고, 뭔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익혀야 하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부분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1885년에 저술된 책으로 생각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것 같은 내용들은 100년이 횔씬 지난 이 시대의 보편적인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삶의 무게를 어깨에 이고 있는 힘겨운 사람들에게도 한 번쯤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을 만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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