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L'Etranger / The Stranger
저 알베르 카뮈 / 역 김화영 / 민음사 / 2011.03.25 / 프랑스소설 / 세계문학전집 266
독서기간 : 2021.08.17 ~ 08.20
'알베르 카뮈'의 세번째 작품을 읽게 되었다. 늘 그렇지만, 이번 소설도 그렇게 쉽지 않은 소설이었다. 이전에 읽은 〈최초의 인간〉이라는 미완성된 책을 읽었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늘 '알베르 카뮈'의 책들은 쉽게 느껴졌던 것들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읽으면서 느껴지는 건 '알베르 카뮈'가 살았던 때의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방인》 을 읽으면서도 그러했던 것 같다. 당시, 이 소설이 발간된 것은 1942년,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암울했던 시기에 상당한 고민과 고뇌가 느껴졌달까. 어찌 보면 평범할 것 같은 소설에서도 당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부분으로 《이방인》 또한, 그런 소설로 기억하리라 생각된다. 왜 고전적인 이 소설이 상당한 방향을 일으켰는지, 읽어보지 않으면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이해하려면 당시의 시대적 배경도 이해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인 '뫼르소'의 어머니가 양로원에서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양로원으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어제인지 오늘인지로 모른 채 양로원으로 향하면 서다. 주인공인 '뫼르소'는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는 듯하고 욕심도 없이 생활에 변화를 원하지 않는, 주변의 상황에 무관심한 청년으로 등장한다. 그런 청년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난 후 세상에서 홀로 그리고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간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이방인이 되어가는 뫼르소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아니 못하는 게 아닌 안 하는 듯 한 느낌으로 홀로 세상과 마주하지 못하며 감방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이야기한다.
'뫼르소'의 재판과정에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서 증언이 이어지고 주인공에게 불리하게 작용되지만, 정작 본인은 재판장에 없는 듯한 상황이 연출된다. 즉, 재판장과 검사, 그리고 변호사, 주변인들에게서 완전히 배제된 채 재판이 진행되지만 본인은 거의 변론을 하지 못한 채 사형을 언도받게 된다. 또한, 살인을 저지른 것에 대한 재판이 아닌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주인공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재판이 진행된다. 재판도 이상하지만, 피고인 주인공의 상황이 더욱 이해되지 않게 재판이 끝나고 만다.
위의 재판 과정에서 작가인 '알베르 카뮈'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여기서 나온다고 보면 될 듯하다. 한 인간의 삶이 그렇게 무참히 부서질 수 있는, 그리고 죽음에 대해서 어떠한 구원을 받지 못하는 철저히 이방인이 되어가면서 자신과 세상을 똑바로 마주하게 되는 모습을 통해서 억압적인 관습과 부조리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오래된 관습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순하게 우리는 잘 살고 있고, 나 하나만의 이야기 속에 묶혀 세상을 올바르게 보지 못하는 모습이 그럴 것이다.
소설의 후반으로 뫼르소는 사형을 언도받으며 사형수로 감방에서 자신의 세상과 죽음애 대한 이야기를 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있는데, 이부분은 전체 스토리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자신의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는 어머니의 꿈을 꾸며, 비로소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고, 사형 집형을 받게 되지만 주인공인 자신의 죽음에 많은 사람들이 축복해 준다면 죽음 앞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진리를 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게 아닐까 생각된다.
이 소설은 비교적 짧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의 뫼르소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친구들과 해변에 나가 놀고 사랑하는 여인인 로라와 함께 평범한 일상으로 즐기는 모습이 나오고 우발적인 살인으로 재판을 받으며, 사형수로서 스스로 고뇌하는 모습이 그려진 게 전부이다. 그 짧은 이야기 속에서 작가인 '알베르 카뮈'는 대단히 의미 있는 소설을 썼던 것은 맞는 듯하다. 하지만,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알베르 카뮈'는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에서 태어나 작품 활동을 했으며 프랑스 문단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면서 프랑스 사회를 부조리하게 바라보았을 테고, 그런 부조리한 모습들이 소설 《이방인》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고 본다. 뫼르소를 어떻게든 회개시키려는 신부의 모습이 그 당시 프랑스 문단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이방인》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면 한번쯤 접해 보면 좋을 듯하다. 이야기도 단순하지만, 내용이 장황되게 늘려 놓지도 않아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더욱 읽어 봤으면 한다. 단순히 역사 속에서 당시의 억압되고 모순된 부조리를 얘기하는 것이 아닌,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듯하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도 부조리한 면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나만 사는 세상이 아닌 우리의 세상이기에 고뇌하고 사색하는 모습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상 속에서 나 혼자 이방인이 되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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