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
저 프리드리히 니체 / 역 황문수 / 문예출판사 / 2010.05.20
서양철학 / 문예세계문학선 085
독서기간 : 2022.11.23 ~ 12.14 / 14시간 37분
올해에 두번째로 긴 기간 동안 읽은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만큼 읽기 쉬운 책이 아니었다. 몇 차례를 뒤돌아 되새김질을 많이 한 책이다. 문맥의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인상을 많이 느낄 만큼 어렵기도 했다. 마지막 장을 막 넘길 때는 입에서 긴 호흡을 했어야 할 정도이고, 스스로에게 다 읽었구나 하는 알 수 없는 안도의 긴 한 숨을 내 뱄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 첫 장을 넘길 때부터 왠지 모를 불길한 느낌을 느꼈었다. 이 책, 쉽지 않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일까 읽는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사실 개인적으로 호기심도 있었고, 이 책의 작가인 ‘프리드리히 니체’에 대한 궁금한 부분도 작용했다. 하지만, 궁금했던 기억은 있었지만, 궁금증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다. 더욱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기억만 남아 있을 뿐인 기억이 전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철학자인 니체, 자신만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사상과 철학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에 집중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니체의 작품세계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책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내용 중에서 ‘신은 죽었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영원회귀’ 그리고 ‘초인(超人)’이라는 사상적 기반을 두고 삶의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 중에서 ‘차라투스트라’라는 인물은 니체 자신의 철학적 의미를 풀어낸 ‘프리드리히 니체’ 자신의 철학적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다양한 주제의식을 통한 옴니버스 형식의 구성으로 소설적인 이야기 전개로 진행하는 만큼 다양한 등장인물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등장인물들도 철학적 사상의 의미를 부여해서랄까 주인공인 차라투스트라 만큼 난해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나누는 대화 역시 모두는 심상치 않고 난해하게 느껴진다.
철학서라서 그런지 니체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하는데, 니체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절대로 이 책을 처음에 읽으면 안된다고 했다. 이 책을 읽고 싶다면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니체’를 알아야 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과 이 책에 대한 니체가 의도하는 이해도를 높인 다음에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그만큼 이 책의 난해함을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대단히 함축적인 의미들를 많이 가지고 있다. 길게 플어 쓸 수는 없었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러한 난해함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문학적 또는 소설적인 스토리 전개를 통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에서 몇 가지 인상적인 문구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것들 중에서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랑하는 자는 경멸하기 때문에 창조하려고 한다! 자신이 사랑한 것을 경멸할 줄 모르는 자가 사랑을 알겠는가! 나의 형제여, 그대의 사랑, 그대의 창조와 함께 그대의 고독 속으로 들어가라. 그러면 나중에 가서 정의가 다리를 절며 그대를 뒤따라올 것이다. 나의 형제여, 그대의 눈물과 함께 고독 속으로 들어가라. 나는 자기 자신을 넘어 창조하려고 파멸하는 자를 사랑한다.
- 창조자의 길 중에서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매인 밧줄, 심연 위에 매인 밧줄이다. 저편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 건너가는 도중도 위험하고, 뒤돌아보는 것도 위험하고, 덜덜 떨며 멈춰 서는 것도 위험하다. 인간의 위대한 점은, 인간이 다리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의 사랑할 만한 점은, 인간이 건너감이고 몰락이라는 데 있다.
리뷰를 쓰면서 책의 내용 중에 인용한 글을 보고 있으면서도 몇 번을 되새기고 있고, 다시 읽고 또 읽어도 난해함이라니, 아마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책을 몇 번을 읽어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위에서 얘기했던 전문가의 식견 없이는 죽을 때까지 이해하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대단한 인내심을 발동하지 않고는 완독 하기 쉽지 않은 책임에는 틀림없을 듯하다.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만약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무턱대고 첫 장을 넘겼다가는 아마 10분에 한 번씩 눈꺼풀이 눈을 덮을 것이다. 그래도 읽을 거라면 말리지 않겠다. 이 세상에는 나쁜 책은 없다는 것이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이 책 또한, 나쁘지 않다. 다만 무지한 개인적인 식견으로 이 책을 온전히 바라보기 힘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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