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저 김지수 / 열림원 / 2021.10.26 / 인문학
독서기간 : 2023.04.07 ~ 04.13 (08시간 17분)
이 책은 처음부터 읽을 생각이 없었다. 그게 내 솔직한 마음이다. 이유는 다른 여느 책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내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종류의 인문서나 또는 자기 계발서를 참 많이 읽었던 때가 있었다.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새로운 뭔가가 필요할 때, 마음의 안식과 돌파구를 찾으려 할 때마다 자주 찾아 읽곤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먼 훗날 어렴풋이 생각난 것이 모든 책에서 비숫한 이야기를 하고 했다는 생각이 든 다음부터는 관련 서적을 멀리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은 자신이 마음먹기에 달렸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은 바뀐다더라, 또 누구는 습관을 이렇게 바꿔서 성공했다더라 또는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더라 하는 식의 이야기들만 늘어놓는 방식의 내용들이 모두 비숫비슷한 방식으로 풀어쓰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책들과는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얘기를 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이어령 교수는 내가 어렷을 때, TV에서 볼 수 있었던 유명한 교수였다는 기억만 있다. 그런 교수가 이제 80세가 넘어서 생을 마치기 전에 저자인 김지수 작가와의 마지막 인터뷰를 통해서 나눈 대화들을 기록한 것들을 책으로 출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책 제목도 ‘이어령 교수의 마지막 수업’이라고 했던 것이다. 이 책에는 이어령 교수는 죽음을 앞둔 마지막 수업답게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에 대한 사유적 지식을 남기면서 자신의 사 후에 책을 내길 바랐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남긴 지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남기고 싶어 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조금은 남다른 것이다. 죽음이 무엇인지 알게되면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했다. 때문에 죽음을 앞둔 자신이 가장 많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어령 교수는 죽음이라는 것은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이는 자신이 태어나서 한 시대를 거치며 살아온 모든 것에 대한 자신의 성찰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은 세상의 이치에 맞닿아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어령 교수는 그런 평범한 진실과 사실에 대해서 깊이 있는 성찰을 죽음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다시금 상기시키며 모든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 테고, 제대로 죽기 위해서 제대로 살았으면 하는 말을 많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속에는 이어령의 어린 시절 부터 학창 시절, 결혼, 그리고 자식들에 대해서 담담하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적이고 실천적인 지식들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과 변화를 겪고 있는 사회들에 대해서도 솔직담대하게 하고 있다. 또한, 글을 읽는다는 것과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통찰도 엿볼 수 있다. 또한,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안타깝다는 점도 얘기하고 있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가치를 느꼈으면,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헛되이 보내지 말았으면 당부하기도 한다. 또한,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선물이라고 했다. 모든 것에 선물이라고 알고자 한다면 마음가짐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도, 그리고 덮어놓고 살지 말라는 말도 했다. 그리스 사람들은 진실의 반대는 허위가 아닌 망각이라고 했다.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잊어서 그렇다고, 자기가 한 일을 망각의 포장으로 덮어놓고 살아간다고, 덮어놓지 말고 살아가길 세상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싶었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이어령 교수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그리고 죽음을 앞 둔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험하고, 실천하며 쌓아 왔던 모든 것들을 이제는 내려놓으면서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충고를 하고, 토닥여 주기도 한다. 또한 모든 대부분의 이야기는 은유와 비유를 적절하게 표현하며 읽기 쉽게 설명하는 있기는 하지만, 완전한 내용의 의미를 알기에는 조금은 되새김질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고 조금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정도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시고 선생님 같은 분이 삶에 대한 미련보다 살아 있을 때의 감사함과 가치를 죽음 이후에도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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