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하리의 절규
Cry of the Kalahari
저 델리아 오언스, 마크 오언스 · 역 이경아 · 살림출판사 · 2022.11.02 · 자연 에세이
독서기간 : 2023.05.3 ~ 05.09 · 13시간 16분
이 책은 오로지 책 표지 때문에 읽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책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강렬한 색채가 주는 느낌이 왠지 모를 깊이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붉은색과 초록색이 주는 느낌이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고, 야생의 나무가 주는 느낌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호기심이 발동했어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아프리카를 종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아마 오래전 TV에서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품고 살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아프리카에 더욱 열망하게 되는 계기를 나에게 선물해 준 책이라 말할 수 있겠고, 언젠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겨 준 책이다.
이 책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활자를 읽으면서 자연의 생생함 그대로 느껴질 정도라고 해야 할까, 자연이 주는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는 재미가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스의 영상 한 편을 본듯한 착각이랄까, 자연과 인간의 대결이 아닌 오로지 자연 속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인의적이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생태학자인 오언스 부부는 자연이 주는 삶을 오로지 온 몸으로 겪어 나가는 모습에 찬사의 박수를 쳐 주고 싶은 심정이다. 7년 동안의 긴 세월 동안 칼라하리라는 척박한 대지 속에서 사자, 갈색하이에나, 자칼 등의 온갖 동물들의 생태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특히, 칼라하리만의 독특한 환경 속에서 생존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한 생태학 보고서도 겸하고 있어서 나름대로 흥미로운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특히, 오언스 부부는 사자의 생태와 갈색하이에나에 대한 생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데, 상당한 양의 내용을 담고 있다. 칼라하리만의 척박한 대지에서 살아가는 동물들만이 가지는 독특한 생활방식 또는 생태학적 의미를 담고 있어서 그동안 몰랐던 사자와 하이에나에 대해서 흥미로운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 같아 공부를 한 것 같은 느낌도 들기도 한다. 또한, 오언스 부부가 칼라하리에서 동물들을 연구하는 과정 속에서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어서 나름대로 간접 경험을 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말 그대로 오지 중에 상급 오지 생활을 하면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트럭이 고장 나 오갈 데 없이 사막 한가운데서 버티기도 하고 온갖 동물들이 자신들의 야영장으로 난입하여 기겁하기도 하고 사자나 하이에나의 공격을 피해 목숨을 부지한 경우 등의 내용을 수두룩하게 담고 있다.
연구 활동이 너무 열악해 야생 동물들의 추적 관찰이 어려워 밤과 낮이 바뀌며 생활하게 되고, 칼라하리의 건기 때가 오면 한 낮의 기온이 50도를 넘나들 때도 있고, 밤의 기온 일교차가 20~30도까지 벌어지며 극과 극의 기온차를 버티기도 하고, 우기가 오면 홍수로 인한 피해로 야영장은 난장판 되지만 오언스 부부는 묵묵히 또 일어서며 사자 또는 갈색하이에나를 쫓아간다. 연구비가 바닥날까 봐 노심초사하며, 세계에 있는 연구 기관에 편지를 써 연구비를 요청하기도 하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이 책 속의 연대는 1970년 중반 부터 1980년 초반까지의 연구 내용을 토대로 일기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소설 형식으로 된 책으로 내용이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게 구성되어 읽는 대는 문제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읽을 수 있다. 마크 오언스가 많은 글을 썼는데, 마크 오언스와 델리아 오언스의 글의 형식은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읽다보면 왠지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남성적이고 여성적인 모습이 드러난다고 해야 할까, 굳이 예기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기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자세한 날짜는 기입되어 있지 않다. 단순하게 몇 년 몇 월 정도의 기록만 가지고 있고, 동물들의 관찰 기록과 연구 성과에 따른 기록과 연구 이외의 사건 사고가 있는 날만 기록된 것으로 보아 칼라하리 속에서의 삶과 동물 연구를 주목적으로 담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이 책에는 오언스부부의 칼라하리에서의 삶과 동물 연구를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자연과 인간으로 인해 죽어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때문에 오언스 부부는 연구를 통해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이 함께 어울어져 공생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얻는 것이 많지만, 반대로 자연은 인간으로 인해 손해만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지구를 살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국가에서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속에 수많은 동물들의 생존권도 포함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동물도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지론이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동물들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그런 면에서 ‘칼라하리의 절규’라는 제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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