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스토
저 클라우스 만 · 역 오용록 · 펭귄클랙식코리아 · 2010.04.16
독일소설 · 펭귄 클래식 시리즈 78
독서기간 : 2023.06.09 ~ 06.22 · 15시간 32분
펭귄 시리즈 중에서 78번째인 “메피스토”를 읽게 되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펭귄 시리즈의 책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어려운 책들이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쩌면 그러한 소설을 많이 접하지 못한 내 탓도 있겠지만, 암튼 내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펭귄 시리즈 중에서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라는 소설을 읽었을 때에도 조금은 어려움이 있었던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무대 장막을 연상케 하는 의미 또한 남다르게 다가왔던 것도 이 소설을 읽게 만든 계기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소설은 개인적으로 생소한 ‘클라우스 만’이라는 작가의 소설로 그의 대표적인 소설이다. ‘클라우스 만’ 작가는 아버지인 ‘토마스 만’이라는 작가인데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해서인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작가의 길로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이 소설 ”메피스토’로 인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해 준 소설이기도 하다. 또한, 독일에서 태어난 ‘클라우스 만’ 작가는 나치가 정권을 잡았을 때 독일을 떠나 체코에서, 그리고 미국인으로 살다가 생의 마지막은 프랑스 칸에서 보내게 된다.
이 소설을 얘기하기 전에 ‘메피스토’가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여 잠깐 소개하자면, 익히 알고 있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인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메피스토펠레스’가 원래 이름인데, 짧게 줄여서 ‘메피스토’라고 읽힌다. 이름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는데, 히브리어로 해석할 경우 מֵפִיץ(메피스), "퍼뜨리는 자"와 ט֫פֶל שֶׁ֫קֶר(토펠 세커), "거짓말쟁이"의 합성어로 추측되며, 희랍어로 해석할 경우 μή(메, "아니다") + φῶς(포스, "빛") + φιλι(필리스, "사랑") = 메포스필리스("빛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추측된다. 메피스토펠레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위키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으로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물론 정확한 이름에 대한 기원은 아무도 모르는 듯하지만. 간단하게 얘기하면 악마를 지칭하는 이름이라고 인식하는 편이 좋을 듯하고 ‘파우스트’에서 ‘괴테’가 처음 지어서 사용한 이름은 아니며, ‘파우스트’에서 괴테가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캐릭터를 재해석한 것이라 보면 될 듯하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도 악마인 메피스토에게 파우스트 자신의 영혼을 팔아 계약을 맺고, 모든 종류의 쾌락을 제공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 파우스트를 직접 읽어 보지 않았기에 여기에서 논하기에는 무리인 듯하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소설 ‘메피스토’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소설의 주된 배경은 독일의 정치적 상황이 어수선한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이며, 나치가 다수당이 되어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시기의 독일 사회가 주 배경이 된다. 그런 정치적 혼란 속에 주인공인 핸드릭 회프겐은 오로지 자신의 영달(榮達)과 출세에만 눈이 먼 인물로 함부르크에서 작은 극장의 배우로 등장하지만, 재능 하나만 믿고 더 큰 배우가 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베를린으로 가서 출세가도를 달리게 되고, 자신의 성공과 출세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몰락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헨드릭 회프겐’은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권력자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며 기회를 잡게 되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 하나뿐인 연인이었던 테밥 공주인 율리에테를 버리고, 출세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리고 자신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결혼이라는 수단까지 이용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메피스토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주인공인 헨드릭 회프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로 회프겐은 극 중 7장에서 파우스트를 극장 무대에 올리고, 자신은 메피스토펠레스역을 소화하게 되는 것도 조금은 의미심장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겠다. 바로 파우스트처럼 악마와의 계약을 맺은 것과 같은 것이리라…
“메피스토”라는 소설에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작가인 ‘클라우스 만’의 자전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매형인 그륀트겐스라는 배우를 실제 모델로 한 소설이며, 변절한 배우이기도 한 그륀트겐스는 헤르만 괴링이라는 인물의 비호를 받으며 문화위원으로 출세한 것에 충격을 받고 쓴 소설이기도 하지만 출판까지는 순탄하지 않았던 듯하다. 그륀트겐스의 사후인격권을 가지고 그의 아들과 출판사 간의 수차례 소송으로 인해 출판은 지연되었고, 때문에 ‘메피스토’는 대표적인 소설이면서도 현재까지도 잘 알려진 소설이 아니게 된다.
나치 시대에 살았던 당시의 예술인들의 고달픔, 애환을 느낄 수 있었고, 당시 정치적인 혼란기에 예술인들의 삶을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메피스토”를 통해서, 그리고 주인공인 헨드릭 회프겐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자신만의 출세가도와 성공만을 위해서 권력자의 뒤에 숨어서, 그리고 그들에게 충성을 다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Review > 읽은 것에 대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의 궁전' 자신의 삶을 극단으로 몰아가면서 배우는 세 탐구자들의 매력적인 초상화 (0) | 2023.07.26 |
---|---|
'수레바퀴 아래서' 헤세의 자전적 체험과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파멸되어 가는 소년의 이야기 (0) | 2023.07.05 |
'황산' TV 리얼리티 쇼를 통해서 미디어의 역할과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 (0) | 2023.06.28 |
'천국의 소년 2' 아름다운 것을 보면 나는 행복하다. 아름다움에는 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0) | 2023.06.12 |
'천국의 소년 1' 아름다운 것을 보면 나는 행복하다. 아름다움에는 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0) | 2023.06.05 |
'인간의 흑역사'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0) | 2023.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