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Memoires d'une fourmi
저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 전미연 · 열린책들 · 2023.05.30 · 에세이
2023.11.07 ~ 11.15 · 9시간 30분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좋아하는 작가라는 얘기를 리뷰를 쓸 때마다 참 많이도 한 것 같다. 때문에 베르베르의 소설을 참 많이 읽는다는 것은 이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부터 읽은 책들이 많이 있지만,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전에 읽은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개미’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전 세계에 자신을 알리게 된 소설이기도 하지만 데뷔작이기도 하다. 한국에 첫 번째로 출판되면서 읽은 소설이고 베르베르의 존재를 알게 된 계기를 가져다준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개미’를 다시 읽어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에세이 한 권의 책으로 ‘개미’를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베르베르는 작가 생활을 한지 어느덧 30여 년이 되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베르베르의 모습은 늘 변함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여전히 글을 쓰고 있고, 나는 여전히 그의 소설을 읽고 있기 때문에 늘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지 않았나 짐작만 할 따름이었는데, 벌써 30년이 훌쩍 넘어 나는 중년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실감하지 못했다. 그 기점에 첫 번째 에세이라는 점에서 베르베르의 소설들을 되새김질을 제대로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베르베르의 첫 번째 에세이,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는 30여 년을 작가로 살아오면서 그 간에 출판한 소설들에 대해서 회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그를 지금의 최고의 위치에 있게 한 ‘개미’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그럴 수 있을 것이 가장 많은 애정으로 가진 책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많은 소설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롭게, 그리고 재미있는 내용이 참 많이 담겨 있다. 내가 안 읽은 소설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내가 읽은 소설을 대한 내용을 볼 때면, 조금 더 집중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베르베르의 삶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들도 많이 담고 있다. 어렸을 때 쓴 첫 번째 단편 소설에 대한 이야기부터 호기심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의 베르베르, 그리고 청년 시절의 기자 생활 속 이야기, 인도 여행을 통해서 경험한 것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경험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베르베르의 세 번의 결혼과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겪었던 이야기와 한국에 대한 인상적이고 좋아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그리고 한국에서의 특별했던 기억이 있는 강연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특히, 베르베르의 글쓰기 루틴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만의 글쓰기 노하우, 또는 비법을 공개해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알려 주기까지 않다. 그동안의 글쓰기를 통해서 얻은 지식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는 방법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은 베르베르만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화를 주고받은 내용이나 인물들에 대해서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소재들을 자신의 노트에 메모하여 항상 들고 다니는 부분은 청년 시절의 기자 생활에서 비롯된 습관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영매(무당)와의 특별했던 체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자주 만나고 친분을 쌓았던 이야기도 들여다볼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일까, 때문에 신, 죽음과 전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에 흥미를 가진 부분도 조금은 독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속에는 독특한 흐름을 가지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 중에 영매와의 친분으로 다양한 체험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소제목에 타로 카드를 활용한 부분도 베르베르만의 남다른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삶 속에서 기억되는 부분이나 글쓰기를 위한 중요한 순간을 타로카드에서 점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로 카드에서 보이는 다양한 그림들을 해석해서 플어 쓰고 그에 맞는 자신의 행복한 순간과 불운했던 순간들의 이야기 그리고 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폴어가는 방식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자신이 글을 쓸 힘이 있는 한, 내 책을 읽어 줄 독자가 존재하는 한 계속 쓸 생각”이라 했다. 내 삶의 소설이 결말에 이르러 이 책의 첫 문장처럼 《다 끝났어, 넌 죽은 목숨이야》 하고 끝을 알려 줄 때까지. 그러므로 나를 비롯한 우리는 언제까지나 기대를 가득 안고 늘 그의 책을 기다리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는 이야기한다. 소설이 곧 삶이고, 삶이 소설이라고, 나는 늘 베르베르가 쓴 소설을 찾아 읽어 나갈 것이다. 그의 소설 속의 삶이 지난했다 하더라도 삶 속의 소설은 영원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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