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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두 사람' 유려한 서사, 단단한 플롯, 반전과 아이러니로 독자를 매혹해 온 김영하 단편소설의 정점

kimdirector 2023. 12. 20. 08:06 

 

 

 

 

 

 

오직 두 사람

 

저 김영하 · 복복서가 · 2022.07.04 · 한국소설

 

2023.12.11 ~ 12.14 · 7시간 07분

 

 

 

 

 

 

 

 

 

 

 

이번에는 김영하의 단편집 ‘오직 두 사람’을 읽게 되었다. 김영하 작가의 등단 25주년을 맞이하여 시작된 복복서가와의 콜라보로 진행된 시리즈 중에 포함된 단편 소설집 ‘오직 두 사람’을 접하게 되었다. 총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에는 익숙한 제목도 포함되어 있다. 제36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 그리고 ‘제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아이를 찾습니다’, 제26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오직 두 사람’이 수록되어 있다. 아마도 김영하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작품들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목만 알고 있는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접하게 된 것은 ‘작별인사’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익숙한 작가가 된 것 같다. 그전까지는 이름만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고 예능에서 본 것이 전부일만큼 김영하 작가를 몰랐다고 할 수 있다. ‘오직 두 사람’까지 두 권의 소설을 읽었다고 해서 김영하 작가의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어찌 보면 이제서야 김영하 작가를 알아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에 더 많은 소설을 읽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오직 두 사람’은 위에서 얘기했듯이 7편의 단편들이 포함된 소설집이다. 이미 위에서 소개된 3편의 단편인 ‘옥수수와 나’, ‘아이를 찾습니다’ 그리고 ‘오직 두 사람’이 소설의 앞 순서로서 진행되고 중간부터는 신작이라고 해야 할까 생소한 제목의 단편들이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얘기한 단편들이 거의 압도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고 뒤로 갈수록 흥미를 이어가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모두가 좋은 단편 글들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겠지만, 뒤로 갈수록 임팩트는 조금씩 떨어지는 뒷맛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모든 단편집이 우수한 글들이지만, 일단 첫 번째 단편인 ‘오직 두 사람’부터 임팩트가 강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로 누군지 알 수 없는 언니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일상을 함께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딸은 아버지와 함께 영화를 보고 여행도 함께하면서 모든 기억은 아버지와 함께 한 기억이 대부분이라 다른 사람과 사궈본적 없고, 나이가 들어도 결혼을 못하는 노처녀로의 삶을 살아가면서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결국은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를 찾습니다’에서는 가족이 마트에 가서 3살 아이를 잃어버리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10여 년이 흐르고 잃어버렸던 아이가 돌아온다. 아니 유괴범의 손에서 자란 아이는 유괴범을 엄마로 알고 살아오다가 유괴범이 암으로 죽고 나서야 자신이 유괴된 아이였고, 진짜 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부모와 함께 살아가게 되지만, 아이는 부모로부터 적응하기 힘든 상황과 맞닿뜨리며 방황을 하게 된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내 자식이 이런 상황이라면 가족으로써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무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옥수수와 나’에서는 김영하 작가다운 위트와 유머가 넘쳐나는 단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단편들과는 확실히 다른 결을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자신이 옥수수라고 생각하던 남자가 스스로 옥수수가 아니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고 정신병원에서 귀가 조치되는데, 며칠 뒤 다시 정신병원을 찾아와 닭들이 자신을 쫓아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의사는 당신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하지만 남자는 저는 사람인 걸 알지만, 닭들은 그걸 모르지 않냐고 말한다. 자신이 딜레마에 빠진 상황을 자신도 미처 모르게 상황에 빠진다는 얘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유럽식 유머라고 하는데, 소설 속의 박작가는 전처가 다니는 출판사의 계약금을 받고 글을 못쓰는 상황이 전개되자 꼼수를 써서 사장의 뉴욕 집에서 글을 쓰게 된다. 하지만 박작가는 처음에 얘기했던 글에서 벗어난 엉뚱한 글을 쓰게 되고, 자신만 대단한 글을 썼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게 뭐냐는 식으로 폄하한다.

 

그리고 ‘인생의 원점’에서는 어렸을 적에 고향에서 함께 보낸 동네 친구인 서진과 인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간은 흘러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인아를 보며 서진은 자신의 원점으로 생각하고, 인아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서 서진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 서진은 어느 곳이나 누구도 원점이 되지 못하고 이제 걸어가는 순간순간이 원점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닭게 된다.

 

‘최은지와 박인수’는 어찌 보면 두 사람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최은지라는 인물은 출판사에 다니는 직원으로 갑자기 사장실에 찾아가 아이를 가졌다고 말하며, 아이의 대부가 되어 달라고 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박인수를 출판사 사장의 지인으로 결혼을 세 번이나 실패하고 암에 걸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물로 등장하면서 이 둘은 서로 상관이 없는 인물로 한 편의 소설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풀어간다.

 

‘최은지와 박인수’와 ‘인생의 원점’ 그리고 ‘슈트’는 이야기가 주는 상황에서 벗어나 오로지 인물의 심리를 잘 파고든 소설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의 설정이 중심이 된 단편들이라 할 수 있다. 단편이기에 짧은 스토리 속에 인물이 주는 심리적 묘사의 감정이 짧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짧은 내용 속에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마지막 단편인 ‘신의 장난’에서는 난데없이 방탈출 게임 속에 4명의 남녀가 폐쇄된 공간 안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불안한 심리를 잘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한 낮 작은 생명에 지나지 않으며, 작은 박스 속에 등장인물을 가둬 놓고 조종하는 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위에서 나열한 단편들의 제목들은 개인적으로 인상을 받은 것들의 제목들이다. 사실 모든 단편들이 인상적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그래도 머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모든 것이 아닌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단편 소설집인 ‘오직 두 사람’은 인상적인 소재를 이용하며 그 속에 살이 되는 이야기를 붙인 듯한 인상을 준다. 수록된 단편들 모두 소재에서 주는 독특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김영하 작가 식의 글쓰기의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독특함이 주는 상황 묘사와 인물들 간의 짧은 심리적 묘사가 주는 멋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단편들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단편들이기에 가능한 단순한 스토리 라인과 소재에 임팩트를 심어 주면서 진행하는 과정은 위트와 유머가 있는,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깊은 섬세한 심리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주제 의식에 깊은 성찰을 느낄 법도 하지만 하나하나의 이야기에서 주는 주제의식보다는 한 편씩 읽은 뒤에 찾아오는 묘한 되새김질이 있는, 뒷 맛이 느끼지는 것이 왠지 묘한 인상을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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