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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진실과 거짓은 종잇장 차이,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

kimdirector 2021. 1. 2. 13:15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Schneewittchen muss sterben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 / 역 김진아 / 북로드 / 2011.02.11 전자책 출간

 

 

 


 

 

 

넬레 노이하우스의 두 번째 소설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었다. 나에게 첫 번째 소설인 ‘산 자와 죽은 자’에 이어 두 번째로 접한 소설이다.  ‘산 자와 죽은 자’ 도 인상 깊게 읽었지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도 인상 깊게 읽은 소설이 되었다. 어찌 보면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산 자와 죽은 자’ 보다 더욱 스펙터클하지 않나 기억된다. ’ 산 자와 죽은 자’에서 활약한 형사들은 그대로 등장한다. 보덴슈타인과 피아 그리고 그 밖의 형사들은 대부분 등장하는 것 같다. 이 소설 역시 타우누스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을 중심으로 다채롭게 스토리가 전개된다.

 

스토리의 중심에는 역시 형사인 보덴슈타인과 피아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비쳐진다. 이야기의 시작은 토비아스가 교도소에서 출소하고 부모님이 계신 알텐하인으로 돌아가면서 시작된다. 알텐하인은 타우누스 지역의 작은 마을로 몇 세대를 거쳐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 모여 사는 곳으로 10년 전, 토비아스가 2명의 여학생을 살해하고 교도소에서 출소하여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온갖 음모를 꾸며서 토비아스를 마을에서 쫓아내는 게 목적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 와중에 10여 년 전에 살해당한 여학생 중 한 명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마을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피아는 10년 전의 사건 일지를 들여다보니 뭔가 석연치 않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한다.

 

그리고 극의 흐름 한가운데에 있는 토비아스는 10년전 두 여학생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복역을 하지만, 알텐하인으로 돌아오면서 복수와 누명을 벗겠다는 각오를 들어내지만 결국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다소 어리숙하고 답답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소설 속에는 유능한 형사들이 등장한다. 보덴슈타인과 피아라는 능력있고 똑똑한 형사들이 사건을 파헤치며 10년 전 두 여학생을 살해한 살인자와 아멜리를 납치 강금하고 죽인 범인을 밝혀내고야 만다. 그 과정에서는 인물들간의 상관관계와 복잡 미묘한 심리적인 요인, 그리고 여러가지 복선을 주입하며 쉽게 범인을 들어내지 않는다.

 

그리고 극 중심에 있는 또 한 명의 ‘아멜리’ 라는 어린 여학생이 등장한다. 황금수탁이라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냥저냥 마을에서 살아가게 되지만 우연히 10년 전에 발생한 두 여학생의 살인사건을 접하게 되며, 호기심이 발동하여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지만, 결국 누군가에게 의해 납치되어 감금되어 죽을 고비를 넘긴다. 이 외에 주요 등장인물이 더 있지만, 인물들간의 관계와 연관성이 매우 복잡하게 엃혀있어 집중력을 발휘해서 읽지 않으면 스토리의 흐름을 놓칠 수 있으니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게 소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싶다.

 

이 소설은 타우누스 시리즈로도 매우 유명한 소설로 어떤 소설을 읽더라도 재미와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 중에 처음 읽는 소설이라면 등장인물들에 대한 복잡함과 이름들이 익숙해지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소설부터는 어느정도 익숙해 지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첫번재 소설인 '산자와 죽은자'를 읽을 때, 인물관계의 복잡함과 생소한 이름들에 익숙하지 않았다면 두번째 소설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소설을 읽을 때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이 익숙해지며 조금 더 수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으면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인물들의 간의 복잡 미묘한 상관관계가 극의 흐름을 읽어 내려가는데, 긴장감을 느끼게 해 준다. 중후반을 넘어가면서 더욱 흥미로워지며, 소설 속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을 읽기 위해 일부러 집중력을 발휘할 필요 없이 중반으로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소설의 제목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의 백설공주는 고등학교의 교내 활동으로 백설공주의 연극 속 주인공인 백설공주를 의미한다. 그리고, 백설공주역을 맡은 스테파니가 죽은 두 여학생 중 한 명이고 토비아스가 사랑했던 여학생이다. 이 소설은 단 한마디로 또는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는 게 쉽지 않을 듯싶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인물들 간의 복잡한 관계와 상관관계가 어우러져 다양한 복선을 만들고, 이러한 다양하고 복잡한 복선들을 하나씩 파헤쳐나가는 방식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속도감있게 진행되어 지리할 틈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이 소설 속에서의 알텐하인이라는 작은 도시 속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10년 전의 사건을 서로에게 쉬쉬하며 그렇게 묻히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토비아스에게 갖은 음해를 시도하고 급기야 토비아스는 마을 사람들에게 심한 폭행까지 당하게 된다. 이는 토비아스를 마을에서 쫓아내는 것이 마을 사람들을 위하는 길이라 믿게 만들었고, 오로지 자신들만의 이기적인 이익과 토비아스의 친구였던 자식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만을 강구하게 되지만 결국 마을 사람들은 10년 전의 사건들이 속속 밝혀지며 마을 사람들은 심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소수는 다수를 이길 수 없다는 진리가 이 소설 속에서도 통했던 거 같다. 소수인 토비아스는 10년 전 사건에서 무죄를 주장하지만, 다수인 마을 사람들의 증언으로 결국 교도소에서 10년을 보내게 된다. 자신들의 이익과 자식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수의 의견보다 쉽게 만족할 수 있는 다수의 의견을 따르면서 한 사람과 그의 가족의 인생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극 중 인물인 토비아스가 나였다고 해도 소수인 내가 다수의 의견을 내는 사람들과 맞서 싸웠으면 어떠했을지 의문부호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소설 속의 이야기가 얼마전에 실제로 일어나서 충격을 준 사건이 있었다. 20여년전에 발생한 화성 연쇄살인사건 때문에 전국이 시끌시끌했던 기억이 난다. 이 또한 억울하게 20여년동안 옥살이를 지낸 한 남자의 이야기가 세상밖으로 나오면서 그리고 실제 연쇄살인사건의 주범이 밝혀지면서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사건. 과연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던 한 남자의 20여년을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이야기와 소설속의 토비아스의 이야기가 기가 막히게 비슷하다는 생각에 온 몸에 소름돟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소설이 주는 의미는 아주 단순하다. 거짓은 진실을 덮을 수 없다는 것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진실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를 이 소설 속에서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며 이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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