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 마땅한 사람들
The Kind Worth Killing
저작 피터 스완슨 / 역 노진선 / 도서출판 푸른숲
2016.07.22(동시출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그냥 볼만한 정도의 소설이다. 아주 재미있는 정도는 아니며, 그렇다고 뭔가 이 소설이 주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것도 모호한 그냥 심심하게 읽을만한 정도의 소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만 놓고 이야기하면 참신하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 듯 하다. 북커버만 본다면 뭔가 가벼우면서 위트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북커버와 소설 속의 내용과 매칭이 아주 그럴 듯 하게 보여서 북커버에서 느낄 수 있는 심플함이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의 주제를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아래와 같다.
릴리라는 소녀는 시골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고 작가인 아버지와 도자기를 굽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는 소녀로 등장한다. 부모님만 본다면 예술가 집안이기는 하지만 릴리는 부모의 영향을 크게 받지 못한 듯 한 모습니다. 머리색은 빨간색이여서 주위의 시선을 자주 받으며, 눈동자에서 묘한 느낌이 있는 외모와 전체적으로 예쁜 소녀로 비춰진다. 하지만 어렷을 때, 집에 하숙을 하던 부모 나이 또래의 화가 한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고, 어렵지 않게 죽이면서 시작된다. 그렇게 릴리는 살아가면서 4명의 사람을 죽이는 과정을 이 소설 속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릴리는 4명의 사람을 죽이면서 소설 속의 배경은 어둡거나 암울하지 않다. 그냥 우리 일상 속에서 그려지는 아주 평범한 모습들이 대부분이며, 사람을 죽이면서 느껴지는 스릴러적이거나 빠르게 전개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릴리는 사람을 죽이면서 찾아오는 소소한 기쁨을 느끼는게 전부이다. 그렇게 사이코패스적인 인간이 릴리였던 것이다.
4명의 사람을 죽였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릴리가 죽인 사람은 2명 뿐이다. 어릴 적에 죽인 화가와 건축일을 하는 사람이 전부다. 땅콩 알레르기를 일으키며 서서히 죽어가는 남자 친구를 앞에서 지켜봤고, 대학 동창인 여성이 쳐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본 살인 방조죄에 해당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모든 사실을 영원히 숨기기 위해 한 사람을 더 죽여야 하는데 살인 미수에 그친다. 살인미수에 그친 사람은 형사이며, 우연히 사건을 파헤쳐 나가면서 릴리에 대해서 호기심을 보이지만 결국 짝사랑하고 마는 사이가 되어 버린다. 결국 릴리는 경찰에 붙잡히게 된다.
소설의 제목이 "죽여 마땅한 사람들" 이다. 그리고 소설 속에는 정말 죽여야 하는 명백한 이유들이 있다. 죽여야 하는 사람들 속에 릴리라는 여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바람을 핀 남자친구, 아내의 불륜을 알게된 사업가, 그리고 그 사업가의 부인과 남자친구가 바람을 핀 여자, 이 불륜녀는 릴리의 대학 동창생이자 남자친구의 옛 연인이였던 여자이다. 소설 속의 내용을 보면 뭔가 장황되고, 스릴러적인 향기를 뿜어대고 있지만, 소설 속의 전체 스토리 흐름은 그 반대이다. 오히려 잠잠하고 고요하며, 상당히 침착하다고 할 수 있다. 느닷없이 빠르게 흐르는 시간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천천히,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주변 이야기들을 장황되게 늘려 놓을 뿐이다.
소설 속의 소제목들은 모두 인물 중심적이다. 대부분 릴리에서 시작해서 릴리로 끝나지만, 등장인물들의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지다 보니 집중하지 않고 읽다 보면 스토리의 흐름을 놓칠 수 있다. 릴리의 이야기 속에서 "나"라는 1인칭을 사용하고 있고,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 속에서도 "나"라는 1인칭을 사용하다 보니 집중하지 않으면 스토리가 잡탕이 되어 버려 뒤돌아가서 다시 읽어 나가는 부분들도 있었다. 그리고 과거 속의 이야기는 소설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에서도 등장하는 바람에 그 부분을 다시 찾아 읽는 재미까지 주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심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주인공의 릴리가 사이코패스로 등장하지만,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영화나 드라마 처럼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상황이 주는 심리적인 요소가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의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사이크패스라는 느낌이 주는 의미심장함이 아닌 우리의 편안한 일상 속에서 처럼, 또는 가랑비에 슬며시 젖어드는 느낌처럼 그렇게 찾아오는데 있어서 공포감을 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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