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 억 짜리의 기획서를 쓴다고 해서 그 기획자가 정말 대단하고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 능력이 1백 억짜리 기획서를 쓰는 기획자의 진정한 능력일 것이다.
(1) 기획을 구체화하는 능력 - 쓰기 능력
기획자에게 가장 기초가 되면서도 필수적인 능력은 쓰기 능력이다. 아무리 좋은 기획, 좋은 아이디어라도 문서화되어 구체화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수한 쓰기 능력은 아래 2가지 요소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1. 무엇이든 핵심을 잘 요약하는 능력
: 핵심을 잘 요약하기 위해서는 내용에 대한 빠른 이해력이 요구된다.
2. 설득적으로 내용을 전개하는 능력
: 기획서는 제안하여 채택되는 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일반문서와 성격이 좀 다르다.
따라서 설득력있게 논리를 전개하며 쓰는 이야기 전개(Story telling)능력이 필요하다.
우수한 쓰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잘된 기획서를 가급적 많이 보고 흉내내어 써보는 것이 필요하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는가. 흉내내어 써보는 것 만큼 좋은 교과서는 없다. 무조건 많이 보고 많이 써봐라. 실제 기획서를 작성한 횟수가 자신의 내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모든 것을 다 알 순 없지만 모든 것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 - 조사 능력
기획서는 일반문서와 다르게 그 내용들을 단지 알기 쉽고 간결하게 정리한다고 해서 잘 쓴다는 평가를 듣지는 못한다. 중요한 것은 기획서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우수한 기획서는 제안하고자 하는 계획의 당위성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때 유관 현상과 사실 등을 그 근거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획자는 제안내용과 관련된 모든 현상을 깊이 있게 알 필요는 없어도,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들이 어디에 있는 지 알아야 하고 신속히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기획서 작성에 있어서 조사 능력의 핵심이다.
때문에 기획자는 마케터만큼이나 시장동향, 사내동정, 관련상식, 유행 등을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우선 매일매일의 뉴스를 교과서로 생각하고 접하라. 그 곳에 새로운 발상과 시장동향, 각종 유행정보들이 풍부하게 숨어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그렇게 오래걸리지 않고도 기사를 접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남들보다 빠르고 손쉽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는 동물적 직감이 어느 틈엔가 생겨날 것이다.
(3) 사물을 쪼개 볼 수 있는 능력 - 분석 능력
그 밖에도 자신이 확보한 정보를 분석, 재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조사 능력이 뛰어나서 많은 자료를 확보한다 해도 그 중에서 핵심 사항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일반인들과 다를 것이 없다.
기획자는 정보와 정보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연관성을 찾아 내어 또 다른 시사점을 추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분석은 특정 사물 또는 정보를 작은 단위로 쪼개서 생각함으로써 가능해 진다. 보통 우리가 흔히 접하는 뉴스 등의 정보는 포괄적인 것으로 1차적이고 표면적인 내용으로 보여지기 쉽다.
다수의 유사 정보를 찾아내어 재구성함으로써 현상을 심층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영역에서 찾아낸 여러가지 상반된 자료를 토대로 두가지 정보간의 상충된 의견을 분석하여 새로운 시사점을 도출해 낼 수도 있는 것이다.
(4) 더욱 고급스럽게, 더욱 비싸게 - 포장하는 능력
기획서는 일반문서와 달리 제안이 채택되도록 하는데 그 쓰임이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한다. 하물며 제안을 채택하는 자의 입장에서 포장이 잘된 쪽으로 손이 갈 것은 당연하다.
기획서 작성에서의 포장은 맞선을 보기에 앞서 화장에 신경을 쓰는 것과 같다.
그리고 맞선에서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맞선에서 만난 지 3분 만에 마음의 결정을 내린다는 통계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사람들이 당신의 기획서를 첫 눈에 읽고 싶어하도록 만들어라. 상대방이 당신의 기획서를 당신만큼 성의있게 꼼꼼히 읽어보고 채택할 거라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이다.
(5) 상대방을 파악하고 설득시키는 능력 - 말하는 능력
작성된 기획서를 상대방이 잘 이해하도록 전달하고, 나아가 상대방이 수긍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것도 기획자의 몫이다. 간혹 프리젠테이션을 필요에 따라 작성자가 아닌 타인이 하는 경우(사장이나 임원이 모양새를 차리기 위해 발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경우 거의 대부분 발표자는 써있는 내용 그대로를 읽어내려가는 지루한 상황이 연출된다. 모든 상품은 그것을 만든 사람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기획의 핵심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설득도 불가능하다. 기획의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려 한다면 기획서를 작성한 본인이 발표를 하도록 하라.
(6) 언제나 나를 믿고 도전하는 능력 - 자신감과 도전 의식
자신에 대한 믿음과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고자 하는 도전정신이야말로 기획과 기획서 작성의 원천적인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자기가 쓰고 싶지 않은 상품은 팔리지 않는 법이다. 그리고 스스로가 이해할 수 없고 믿지 못하는 것에 타인이 설득될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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