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탐색의 효율성은 정보량과 정보 제공 방식에 의해 달라진다. 나열된 정보가 많아지면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량이 많아지면 어느 순간부터 인지적 노력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이와 함께 UI도 중요한 이슈이다. 포털이나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정보 탐색은 초기 화면에서부터 출발한다. 이것은 초기 화면이 사용자와 정보를 연결시켜 주는 인덱스(index)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의 목차와 그 역할이 비슷하다. 다만 문자적 속성 외에 형태적 속성까지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인덱스로써의 초기 화면은 문자 외에도 형태(shape), 색상(color), 위치(location), 크기(size)의 속성을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그래서 레이블링과 가독성, 레이아웃의 일관성, 시각적 구분을 위한 색상 계획, 대비를 이용한 강조 등의 디자인 기법은 사용자의 인덱싱(indexing)을 돕는다고 볼 수 있다.
사용자와 정보를 연결시키는 인덱스로써의 초기 화면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룹핑(grouping)이 필요하다.
기능은 기능대로 내용은 내용대로, 즉 유사한 것들은 묶어줄 필요가 있다. 위치적으로 서로 가깝게 근접시키는 것만이 그룹핑이 아니다. 유사한 형태, 유사한 크기 또는 유사한 색상을 이용하여 그룹핑할 수 있다. 이처럼 그룹핑 기법은 정보를 낱개 아닌 덩어리로 인지하게 함으로써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을 간결하게 만든다. 이때 그룹 영역은 노출이나 조작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배치된다.
그룹핑을 통해 인터페이스를 보다 명료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요즘 검색포털 사이트의 초기 화면을 보면, 내용과 광고가 시각적으로 구분되지 않아서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직접 클릭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은 사용자를 기만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인덱싱(human indexing)도 방해한다. 내용은 내용답게 광고는 광고답게 디자인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런 경우에는 형태에 의한 그룹핑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노력은 사용자의 탐색 시간과 인지적 노력을 크게 절약시킬 것이다.
단순함(simple)이 요구된다.
복잡함은 사용자의 이해와 분석을 요구하므로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정보량과 함께 형태는 복잡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사람들이 인식하기 편한 단순한 형태를 추구해야 한다.
초기 화면이 두 가지 버전으로 운영되거나 스크롤이 생기면 페이지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복잡성이 가중된다. 한 화면에 담으면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은 화면을 기억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복잡성 테스트를 위해 실험자에게 화면을 그려보게 했더니, 스크롤해야만 볼 수 있는 화면은 거의 그리지 못했다. 우리가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대목이다.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사용자에게 과거의 경험이나 익숙함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사용자들이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용하고 있는 사이트를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익숙함이다. 새로운 사이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학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검색이나 메일과 같은 주요 서비스(key services)가 아니라면, 이용 경험이 적은 타 사이트의 초기 화면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란 결코 만만치 않다.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인 사용자들은 이 만만치 않은 과정을 굳이 경험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래서 서비스 만족도와는 무관하게 기존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인터페이스의 변화는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변경하더라도 기존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변화가 이뤄지도록 하자. 변화의 폭이 크면 기존 경험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즉 사용자에겐 다른 사이트를 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이 상황은 다른 사이트로 이탈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그만큼 일관성은 중요하다.
앞으로 담아야 할 정보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초기 화면은 더 복잡해질 것이고, 사용자는 더 오래 헤맬 것이다. 지금보다는 초기 화면의 함축적 속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그리고 초기 화면을 기억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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