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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문명 2' 고양이 문명을 만들기 위한 모험 속에서 인류에 보내는 메시지

kimdirector 2022. 1. 14. 08:04 

 

 

문명 2

Sa majeste des chats

저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 전미연 / 열린책들 / 2021.05.30 / 프랑스소설

 

독서기간 : 2022.01.10 ~ 01.13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고양이와 인간들의 모험은 계속된다. 1편에서는 대체적으로 모험을 그린 반면 2편에서는 실제 고양이와 쥐 군단의 대결을 그리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바스테트’도 제3의 눈을 가지게 되면서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문명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고 습득하기 시작한다. 또한, 2편에서는 인간의 문명의 지식이 담긴 USB를 놓고 치열한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UBS를 가지는 자가 세상을 다 가진다는 설정으로 쥐 군단과 고양이들 그리고 살아남은 인간들과의 숙명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담고 있어서 1편에 비해 2편에서는 박진감있게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시테섬에서의 처참함을 목격한 ‘바스테트’와 그 일행들은 시테섬에서 탈출을 하고 새로운 환경인 미대륙의 뉴욕에서 새로운 고양이 문명을 만들기 위해 향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바스테트’의 모험을 그리며 다양한 종들의 합종연횡을 이루며 한 편에서는 아군으로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적으로 대치하며 싸우게 된다. 이 와중에서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소통’이 그 단어이다. 고양이들은 쥐 군단을 물리치기 위해 다양한 동물 종들과의 연대를 위해 ‘소통’과 협력을 얘기하는 내용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위기의식을 느낀 ‘바스테트’의 인간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한다. 결국에는 누구의 승리도 없이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게 된다.

 

1편 리뷰에서 얘기했듯이, 베르베르는 이 세상은 인간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며, 인간이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서, 그리고 다양한 존재가 주연으로써 살아갈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얘기했다. 2편에서도 인간은 그저 조력자로서의 역할만 있을 뿐, 모든 스토리의 핵심은 고양이 주인공인 ‘바스테트’가 있으며, 그의 고양이 동료들,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주된 내용을 이끌어 가고 있다. 또한, ‘바스테트’와 그 일행들이 모험을 하는 과정에서 돼지들의 집단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서 인간을 재판에 세우며, 인간이 돼지들에게 어떻게 해왔는지에 대해서 증언대에 세워 인간을 처형하려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베르베르는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서 인간 중심주의의 문제의식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 진지함이 그리고 무게감 있는 내용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외에도 인간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양한 종들이 나서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쥐 군단을 이끄는 ‘티무르’는 인간들에 대한 복수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 소설 속에서도 글쓰기에 대해서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바스테트'는 고양이 문명을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또는 고양이 문명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경과 같은 진정한 고양이 문명을 이룩하고 후세에 남기기 의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책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아래와 같은 얘기들을 듣게 된다.

 

 

글을 쓴다는 건 세상 어떤 것 보다도 큰 권력이란다. 그 어떤 강렬한 쾌감도 승리의 환호도 글쓰기에 비견할 바가 못 돼. 글로 흔적을 남긴다는 건 자기 생각이 경계를 뛰어넘어 불멸성을 획득하게 만단다는 의미니까
중략
네 머리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글로 고정해 놓지 않는다면 생각이라는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건 그저 쓸모없는 생각일 뿐이야! 넌 쓸모없는 삶을 살 뿐이야! 너 자신은 쓸모없는 존재일 뿐이야!
- 문명 중에서

 

 

모험을 이어가는 중에서 ‘바스테트’는 끊임없이 인간을 이해하려 하고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명 위에 고양이 자신들만의 세상인 문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바스테트’는 1편에서는 자신들만의 문명에 대해서 약간 두리뭉실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2편에서는 좀 더 고도화된, 직접적이고 직선적인 자세를 취한다. 자신들만의 고양이 문명에서 자신이 고양이 여왕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자신만이 고양이 여왕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 것이 모든 스토리의 흐름이 고양이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고, 고양이 ‘바스테트’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는 일인칭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라인에 있다고 생각한다.

 

문명은 단순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창작성과 독창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소설 하나로 인간 중심주의의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시각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단순히 한 편의 우화로 생각해도 무방하겠고, 고양이들의 이야기로만 생각해도 상관없다. 다만 인간으로서 인간다운 문명을 이룩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만이 가지는 오만함이 아날까. 어떤 부분에서는 인간이 그 이상의 존재, 즉 신이 되기 위해, 아니면 이미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초월적 존재가 되어 버렸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인류가 가지는 모든 것들은 영원할 수 없을 것이다. 인류의 한계는 분명히 드러낼 것이고, 인간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인간을 포함한 다양 종들이 함께 공생하는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쩌면 인간에게 경종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문명이라는 소설을 통해서 알리고 싶어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현시대의 인류에게 닥쳐온 위기의식을 이 소설 속에서 먼저 겪게 되는 내용을 보면 나에게 또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없지는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나의 생각이 너무 멀리 간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만의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는 내용 전개와 때로는 진지함을 드러내고 있어서 무겁지 않게, 또는 너무 가볍지 않게 적당한 선을 지키고 있어서 볼만한 소설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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