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저 김만중 / 역(해설) 김성해 / 지식의숲 / 2013.06.10
한국소설, 한국고전, 한국문학산책34
독서기간 : 2021.12.22 ~ 12.28
한국 고전 소설을 읽은 것은 처음인 듯하다. 해외 유명 고전은 읽은 적은 여러 번이지만, 한국 고전소설은 처음인지라 기대도 할 법 하지만, 익히 알고 있는 소설이라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구운몽》을 알기 위해서 저자인 ‘김만중’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겠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만, 혹시라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 간단하게 소개하고 넘어가겠다.
‘김만중’은 본관은 광산이요 자는 중숙, 호는 서포라고 한다. 조선 숙종 때 인물로 리뷰 글을 쓰고 있는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라는 대표 소설을 남긴 인물로 당시 서인으로 과거에 합격, 벼슬길에 오르긴 하지만 당쟁에 휘말려 탄핵과 유배를 여러 번 당한 인물이기도 하다. 1689년 유배지에서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 상심하다 상기를 마친 직후 세상을 떠난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김만중’은 국문학을 피력하며 《구운몽》을 한글로만 작성된 최초의 소설로 숙종 때 소설문학의 선구자로 칭송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구운몽》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살펴보면, '구운(九雲)'은 주인공 성진과 팔선녀를 가리키며, 인간의 삶을 구름에 비유하며 나타났다 사라지고, '구운몽(九雲夢)'은 결국 이들 아홉 사람이 꾼 꿈이라 해석할 수 있다. 인생의 덧없음인 인생무상, 일장춘몽이라 하여 하룻밤의 꿈을 통해서 주인공의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꿈을 깨고 나서 큰 깨달음을 얻는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특히나 《구운몽》은 몽자류 소설의 효시하고 할 수 있듯이 이야기의 주된 몽환 구성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의 원형이 되고 있고, 이런 구성이 주는 교훈은 고전소설의 백미라 얘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설의 원형을 그대로 역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내용이 주는 진행 스토리는 조금 혼란을 줄 수 있을 듯하다. 이야기 중에서 꿈속과 현실을 오가며 주인공인 ‘성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너무 번잡하다고 해야 할까? 집중력 있게 읽지 않으면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빠르게 읽어 내려가기보다는 천천히 읽으면서 되새김질하듯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또한, 고전이 가지는 특징 중에 하나는 한자를 한글로 쓰인 문체에서 오는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할 수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그 뜻을 헤아리며 읽는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읽는대는 큰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내용 면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읽었으면 하겠다.
이야기의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성진’이라는 인물은 당나라 고승인 육관 대사로부터 총애를 받고 있는 인물로 심부름을 받고 동정 용왕에게 술을 얻어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팔선녀와 잠시 말로 수작을 부리다 염라대왕 앞에 불려 가 팔선녀와 함께 죄을 받게 되고, 죄의 값은 세상에 다시 태어나게 된다. 양처사의 집에 다시 태어난 성진은 과거에 급제하여 공을 세우게 되고, 함께 죗값을 받게 된 팔선녀와 다시 인연을 맺으며 정실부인과 여러 첩을 두며, 자녀와 함께 부귀를 누리며 살게 되는데, 문득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니 모두 꿈이었다는 것이 《구운몽》의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이다.
주인공인 ‘성진’의 꿈이라고 하기엔 생생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성진’은 꿈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누린 인물로, 한마디로 다 가진 자인 것이었다. 누구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과거 급제와 벼슬, 공을 세우는 것도 쉽게 하고, 잘생긴 외모로 인해 주위에는 천하절색으로 이름 난 여인들이 자신을 사모하고 흠모하고, 정실부인과 첩들은 모두 시기하거나 질투 없이 서로 형제로써 의를 맺고 지극정성으로 자신을 섬기며, 아들들은 훗 날 크게 성공하여 고위관직의 자리까지 올랐으며, 여식들은 모두 좋은 집안에 시집을 보냈으니 사람으로서 모든 부와 명예를 누렸다. 호사 중에 이런 호사가 또 있을까 하겠지만, 이런 꿈은 누구나 꿈꾸어 온 것이 아닐까. 만약 나에게도 꿈을 꾼다면 이런 꿈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구운몽》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꿈에서라도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부분은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특히, 저자가 남자인 관계로 예나 지금이나 남자의 오랜 바램인 것들, 큰 성공을 하고픈 것, 천하질색과 같은 여인과 함께 하고픈 것,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는 것, 자식들의 성공을 바라는 것 등등... 인간이 갈망하고 추구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이야기가 《구운몽》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성진’은 꿈에서 부귀영화를 누렸고, 그 꿈에서 깨고 난 뒤, 스스로를 더욱 다듬고 정진하여 갈고닦음으로써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이는 꿈으로 인해 어지러운 정신과 육체를 맑게 하고 도에 정념 하도록 하기 위함이나, 그래도 하룻밤의 꿈이라도 같은 꿈을 꿔 보는 것도 정신 건강에 이로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현실에서는 누리지 못할 것들을 꿈이서라도 이룰 수 있다면 과하다 생각지 않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꿈은 꿈일 뿐... 현실을 직시하자. 오늘 밤은 왠지 잠이 잘 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일장춘몽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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