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툽
Maktub
저 파울로 코엘료 / 그림 황중환 / 역 최정수 / 자음과모음 / 2016.02.26 / 에세이
독서기간 : 2021.12.29 ~ 12.30
2021년 마지막 리뷰일 듯하다. 연말연시를 맞이하는 순간에 읽은 마지막 책은 파울로 코엘료의 책이다. 얼마 전에도 ‘마법의 순간’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역시 ‘파울로 코엘료’의 책이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 작가의 책들은 나에게 작은 울림을 주거나 깊은 사색을 하게끔 만드는 힘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에 읽은 《마크툽》이라는 책도 그렇게 와닿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도 장편의 글이 아닌 짧은 글들로 채워져 있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읽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읽었던 부분을 다시 되새기 듯 반복적으로 읽게 되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이 나에게는 의미 있는 해석을 할 수 있게끔 한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마크툽’의 의미는 아랍어로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라는 뜻을 가진 단어라고 한다. ‘파울로 코엘료’는 브라질 신문에 연재되어 왔던 글들 중에서 선별하여 《마크툽》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게 되었는데, 이는 작가 자신의 스승이 알려 준 가르침들과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그리고 살면서 한 번밖에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서 전해진 이야기들을 기록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글들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와 경험을 공유토록 하기 위함으로 해석한다면 ‘마크툽’이라는 의미와 부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크툽》에는 180여개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이 기록되어 있다. 짧디 짧은 간단한 글들이 많은데, 한 번을 읽어서 이해되는 글들도 있지만, 몇 번을 되뇌어야 하는 글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글들을 통해서 자신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준다고 한다면 결코 가벼운 부분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요즘처럼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여유를 갖게 하는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본인도 읽으면서 잠깐씩 되뇌는 부분에서는 눈을 살짝 감고 상명에 빠져들 때고 있었다. 명상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게 천천히 읽다 보면 무언가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을 순간이 있었다.
한가지 특징적이라면 ‘파울로 코엘료’의 스승이라는 사람은 종교인이 아닌가 생각되는 부분들이 많이 등장한다. 신적 존재에 대한 가르침이 많이 등장하지만, 왠지 나에게는 크게 와닿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신을 믿지 않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종교와는 거리를 많이 두는 이유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을 종교적으로 편향된 책으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작가의 스승이라는 분이 종교적인 신념을 통해서 가르침이라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종교적 입장 내지 신적 존재의 가르침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도 ‘마법의 순간’처럼 단숨에 읽어 내려가도 문제 될 것이 없는 책이다. 그냥 이런 책이구나, 유명세로 알고 있는 작가의 책이니까 치부했다 해도 나쁜 책은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은 그렇게 한순간에 꺼지는 촛불처럼 간단하고 쉬운 책은 없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언어의 마술사처럼 읽은 이에게 무언가 상기되는, 사색하게 되는 책들이 많다 보니 지루함을 느낄 법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의 머릿속에 잠재되어 있는 글들이 하나쯤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파울로 코엘료’는 바쁜 와중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녀야 하는 스케줄 속에서도 신문사에 연재하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써야 했다. 그런 힘든 시간 속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해 왔다는 것은 글쓰기가 자신의 신념인 듯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행위를 통해서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을 터득해 왔던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요즘 사람들에게는 글 쓴다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간단한 메모 정도, 아니면 간단한 일상을 기록해 보는 습관을 갖게 되면 어떨까. 하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바쁜 일상 중에서도 하루에 5분 정도의 시간을 글쓰기에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마음이 차분해지는 순간을 맞이하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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