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역 송영택 · 문예출판사 · 2004.09.20
독일소설 · 문예세계문학선 001
독서기간 : 2023.05.10 ~ 05.14 · 4시간 57분
오랜만에 고전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아주 가끔은 고전소설을 읽어 보게 되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다. 현대적 감각의 현대소설에서는 느낄 수 있는 감각이나 문체에서 느껴지지 않는 부분들이 고전소설에서는 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흥미와 재미가 있다. 가끔은 고전체로 인해 읽는데 어려움이 있는 소설들도 있는데, 이 소설도 그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끔은 고전만이 가지는 특징과 문체는 또 다른 재미로 읽히는 것도 또 다른 흥미를 가지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파우스트’을 쓴 작가로 괴테는 독일에서는 명망이 두터운 작가로 어렸을 때부터 프랑스 문화에 심취하기도 하고 특히 셰익스피어에 감명을 받아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재미있는 일화 중에는 나폴레옹이 독일을 점령한 후 괴테를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심취해 전쟁터에 까지 가지고 다녔다는 얘기도 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던 괴테는 제국고등법원의 실습생 생활을 하던 중 샤를로테 부프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겪게 되었고, 자신이 겪은 사랑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 스토리 대부분은 괴테가 실제 겪은 사랑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괴테가 20대 중반에 쓴 소설로 청년일 때 느꼈을 감수성과 사랑에 대한 깊은 고뇌가 많이 담긴 소설로 출간 당시 큰 파장과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소설로 기록되어 있다.
1770년 중후반의 독일은 개성 해방운동인 ‘슈크롬 운트 드랑’이라 해서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 문학적 전환기를 맞았고, 괴테는 그 중심에 서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했고 독일의 고전주의를 확립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 중심에 있는 소설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되면서 일약 스타작가로 급부상을 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있는 여자 로테를 사랑하게 되면서 베르테르의 심적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리고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한 방식이라 함은 조금은 생소한 서간체라는 방식인데, 이는 편지 형식을 취하는 방식이다.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인 빌헬름에게 쓴 편지를 일자별로 나열하여 스토리를 전개해 가고 있다. 여기서도 특징을 얘기하면 베르테르가 보낸 편지의 내용은 있지만, 친구인 빌헬름의 답장에 대한 내용은 전혀 담지 않고 있어서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조금은 난해함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모든 내용이 편지 형식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편지 형식 사이사이에는 베르테르의 심적 또는 감정적 변화들을 일기 형식으로도 된 내용들도 담고 있어서 읽는 동안 조금은 혼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후반부에는 편집자가 베르테르의 편지와 다양한 정보들을 기반으로 3인칭으로 서술해서 재구성한 내용을 요약한 부분도 담고 있어서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베르테르는 편지로 로테에 대한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감정적 표현을 친구인 빌헬름에게 보내게 되지만, 전체 내용이 모두 사랑에 대한 감정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조금은 의아해했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베르테르는 로테의 약혼자인 알베르트와의 갈등을 그리고 직장 내에서의 스트레스를 얘기하기도 한다. 베르테르는 공직생활을 하게 되는데, 공직사회 속에서 만연한 부패와 출세를 위해 윗선에 줄을 대는 모습을 보며 심한 환멸을 느끼는 것들을 편지를 통해 얘기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은 1700년대 독일의 시대적 사회상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또한, 현재에서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조금은 다른 견해를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주 간단하게 얘기하면 불륜을 소재로 한 소설이기는 하지만, 현대의 감각적인 사랑이야기와 고전에서의 사랑이야기는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괴테가 쓴 사랑이야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비극을 맞이하여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지만, 정작 본인의 사랑이야기에서는 비극적이지만 극단적 결과 없이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만약 괴테와 샤를로테 부프와의 사랑이 비극적인 결말로 끝났다면 아마 우리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비롯한 괴테의 다양한 작품을 더 이상 보지 못했을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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