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ty nine
저 무라카미 류 / 역 양억관 / 작가정신 / 2018.11.05 / 일본소설
작가인 무라카미 류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책의 제목인 "69 sixty nine"은 1969년을 의미한다. 자칫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다분하지만, 작가는 책의 서두에 1969년이라고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었다. 나조차도 오해했을 뻔 했지만 이해하고 넘어간 기억이 있다.
당시 작가는 고등학생으로 작가를 브롯한 주변 등장인물들과 배경, 모두 사실에 기초를 두었고, 1969년도의 일본의 시대상과 정치적인 이슈, 이념대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본인의 자전적 소설을 쓰면서 1969년을 "인생에서 세 번째로 재미있었던 해"라고 말했다. 1969년은, 파리학생운동으로인해 도쿄대학이 입시를 중지하고, 히피들은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고, 드골은 권좌에서 물러나고, 인간이 달에 족적을 남긴 기념비적 해였으며, 한편에선 베트남전쟁의 총성이 들려오던 격동의 시절이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 미군 기지가 주둔하던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반미를 외치면서도 그들의 문화와 스타에 열광하고, 반전을 외치면서도 예쁜 여학생에게 열광했던 솔직하고 대담한 고교생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주인공인 켄은 공부를 제외한 모든 면에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자유로운 영혼에 평범하지만 약간은 불량끼가 다분한 나가사키의 사세보북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으로 나오고, 그의 오랜 친구인 아다마는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인물로 늘 켄에게 당하면서도 늘 곁에서 함께 행동하는 친구로 등장한다. 대부분의 주된 이야기는 이 두사람에게서 시작하고 끝난다고 볼 수 있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켄은 아다마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영화와 연극, 로큰롤이 어우러진 페스티벌을 열어 보자고 제안을 하게 되고, 페이티벌을 열기 까지의 과정을 속도감있게 진행한다. 그 속에서 켄은 홀로 짝사랑을 하고 있는 마츠이 카즈코 일명 레이디 제인과 사귀기를 바라는 마음이 숨겨져 있다.
이 책에서는 두가지 사건을 크게 다루는데, 하나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페스티벌을 열기까지의 과정, 또하나는 학교 옥상에 바리케이트를 치는 것이다. 당시 시대상에 반하는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 주려 했던 것인데, 결국에는 이 일로 켄과 아다마는 무기정학을 맞게 된다.
소설 속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고, 주변 인물들과 관계 설정이 복잡하지 않으면서 쉽게 풀어 쓴게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 만큼 정말 빠르게 읽어 내렸다. 그만큼 스토리는 무겁지 않으면서 가볍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닌가 생각해 봤다.
무라카미 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렇게 즐거운 소설은 다시는 쓸 수 없을 것이다" 라고... 깊이감은 떨어질지라도 작가가 소설에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주 단순하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라고.... 다시 말해서 즐거운 인생을 위해 마치 싸움을 하듯 축제처럼 살아갈 거라는게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고 작가의 말처럼, ‘어떻게 사는 것이 즐거운 인생인가’에 대해 한번쯤은 나 자신에게 던져 볼 수 있는 질문이지 않나 싶다.
2004년, 재일교포 3세인 이상일 감독이 연출을 맞아 영화화 되기도 했다. 영화도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 소설은 페이지 수도 많지 않아서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출퇴근용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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