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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브릿마리 여기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까칠한 여자의 따뜻한 이야기

kimdirector 2023. 2. 8. 08:02 




 

 

브릿마리 여기 있다

Britt Marie Was Here


저 프레드릭 베크만 / 역 이은선 / 다산책방 / 2016.12.07 / 스웨덴소설, 북유럽소설

독서기간 : 2023.02.01 ~ 02.06 (10시간 47분)



 

 


 




아주 오랜만에 프레드릭 베크만의 소설을 읽게 되었다. ‘오베라는 남자’를 읽어 본지는 오래되었지만, 느낌은 아직 내 머리 한 켠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꽤나 인상적인 소설이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일까 ‘오베라는 남자’를 읽었을 때의 느낌을 가지고 이 소설을 읽는다면 아마도 비슷한 느낌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오베라는 남자’를 꼭 읽을 필요는 없다. 스토리가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느낌만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하다.

주인공인 ‘브릿마리’는 중년이 조금 지난 60대 여자로 등장한다. 남편과 결혼한 이후로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 본 경험이 없고, 오로지 남편만 의지하며 살아온 여자이며, 쓸데없이 까칠한 모습은 ‘오베라는 남자’에서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인 오베와 비슷하다. 다만 다른 부분이 있다면 오베는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게 되면서 주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까칠하게 변한 인물이지만 브릿마리는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 본 적이 없는 여자로 자신만의 가치를 인정받을 곳을 찾아가는 여자로 등장한다. 그렇게 오랜 세월의 결혼생활에서 탈피하여 세상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

또한 조금은 강박관념이 있는 여자이기도 하다. 자신을 위해 하는 일이라면 청소를 하는 것인데, 과탄산소다를 사용하여 청소를 하면서 나름대로 만족스러워한다. 오로지 과탄산소다만이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는 자신만의 신념이 강한 여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노트에 기록하며 하나씩 해결해 나가지만 노트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노트가 없으면 불안증세를 보이며,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남편을 떠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집을 떠나 도시 외곽 외딴 동네에 홀로 살아갈 결심을 하게 된다.

스토리의 시작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브릿마리가 직업소개소를 찾으며 시작된다. 직업소개소의 상담원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고 전화하는 통에 이유 없이 까칠하게 대하는 브릿마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게 되지만 결국은 도시에서 벗어난 ‘보르그’라는 작은 마을의 레크레이션 센터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축구의 ‘축’자도 몰랐던 브릿마리는 우연치 않게 축구팀의 코치로 일을 하게 되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브릿마리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이 진정으로 가야 할 곳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가벼우면서 조금은 진지한 면도 있고, 위트 있게 유머러스한 부분도 많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브릿마리로부터 시작하고 끝맺음도 브릿마리로 마무리된다. 큰 변곡점 없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이야기의 큰 틀을 보자면 브릿마리가 축구팀 코치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의 앞 뒤가 달라진다고 보면 될 듯하고 후반부로 이어지면서 조금은 이야기의 흐름이 바뀌게 되고, 브릿마리는 자신의 앞 날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된다. 또한, 브릿마리의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데 따른 복선도 함께 존재한다. 보르그의 경찰인 스벤과의 애틋함, 남편인 켄트와의 관계개선, 그리고 하나의 축구선수의 죽음으로 인해 남겨진 남매와의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가 보르그에서 벌어지게 된다.

모든 일의 시작이 마지막이 되는 순간에도 브릿마리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선택하게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되지만, 오로지 자신을 위해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이 오고, 브릿마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우리는 순간순간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지 않나 생각한다. 옭고 그름의 판단 앞에 오로지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가. 나 또한, 누군가의 의지 없이 살아가는 세상은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의 선택이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행복, 찬사를 받든 욕을 먹든 간에 말이다. 우리의 현실은 나 자신의 선택에 앞서 타인의 눈치를 보는 세상이 되지 말았으면 하는 단편적인 생각을 해 본다. 나의 선택이 무조건 옮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 테지만 먼 훗 날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회고할 수 있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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