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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읽은 것에 대해서

'트러스트' 당신은 과연 누구의 말을 믿고 신뢰할 수 있을까, 4가지 스토리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가.

kimdirector 2024. 6. 19. 08:02 

 

 

 

 

 

 

 

트러스트

TRUST

 

에르난 디아즈 · 강동혁 · 2023.02.24 · 문학동네 · 영미소설

2024.05.29 ~ 06.12 · 09시간 54분

 

 

 

 

 

 

 

 

 

 

 

 

 

 

‘트러스트’는 참으로 대단한 소설이라는 생각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알게 된 소설이다. 그리고 그렇게 기억될 듯싶다. 작가적 상상력과 스토리의 진행 과정이 조금은 낯선 전개와 색다르다는 점이 흥미를 끌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의 작가인 ‘에르난 디아즈’는 두 번째 소설로서 많은 이들에게 뛰어난 호평과 찬사를 받은 소설이다. 다양한 상을 받았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당시 올해의 책으로 추천한 도서로 잘 알려져 있는 소설이다. 첫 번째 소설 ‘먼 곳에서’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기대되는 소설이 될 것 같다. 꼭 읽어봐야 할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다. 언젠가는 읽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소설의 주된 특징은 동일 인물을 중심으로 네 개의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소설 속의 소설과 자서전, 회고록, 그리고 일기의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간의 대화를 통해서 진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전개되는 스토리 속에는 부부가 나누는 대화 속에서 그리고 대필 작가의 아버지와 딸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다양한 주제의식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소설이 주는 의미는 남다른 것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부부와의 갈등, 대필 작가인 딸이 아버지와 겪게 되는 갈등 같은 것들에 고뇌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 내에서 문제 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대립과 현실 속에서 겪게 되는 자본주의자들의 힘에 위한 상황들이 독자에게 전달되는 과정들이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소설 속에는 크게 네 개의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 속에는 소 제목이 있기는 하지만, 숫자로 표기하고 있어서 자칫 스토리의 흐름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을 것이니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안 된다. 1부에서는 소설 속의 소설로 소설가의 소설로 시작된다. 담배 무역으로 성공한 재력가의 집안의 후손인 벤저민 래스크는 담배 사업을 차분하고 타고 난 수학적 감각을 활용해 금융계에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은둔형의 벤저민은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부를 축척해 가고 유서 깊은 가문 출신인 헬렌과 결혼을 하게 된다. 2부에서는 벤저민 래스크의 실존 인물인 앤드루 베벨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자신의 삶과 아내 밀드레드와의 결혼생활을 직접 이야기하는 방식의 자서전 형식으로 진행하며 자신의 결혼 생활을 직접 이야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한, 세상이 알고 있는 자신에 대한 소문과 결혼 생활에 대한 허구에 대해서 반박하기 위해 자서전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3부의 이야기는 아이다 파르텐자라는 작가가 쓴 글로 자신이 앤드루 베벨의 비서이자 자서전 대필작가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회고록으로 풀어쓴 글로 아이다 파르텐자의 시선으로 본 베벨의 이야기와 베벨 부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이전까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만 들어져 있고, 진실에 가려져 있던 앤드루 베벨의 아내인 밀드레드가 직접 쓴 일기로 시작된다. 소설 속에서는 한 번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던 밀드레드는 마지막 4부에서 혼 힘을 다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남편인 앤드루 베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놀라운 반전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작가인 에르난 디아즈는 이렇듯 4가지의 이야기들은 서로 다른 형식의 이야기들을 전개해 가면서 각각의 이야기에 담고자 하는 분위기와 문체들을 감각적으로 구현해 냈다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각각의 스토리가 주는 의미들이 서로 연계성을 가지고 영향을 주는 방식은 탁월한 작가적 상상력을 볼 수 있는 소설이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또한, 각각의 스토리가 담고 있는 내용들에 조금씩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고, 달라지고 있는 스토리에 전체적인 흐름을 감추고 진행하는 방식 탓에 읽는 사람들은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것들을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게 되어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읽으면서 혼란을 겪게 되면서도 나름대로 퍼즐을 짜 맞추듯이 추측해 가며 읽는 재미가 있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아마도 4개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방식이 한 사람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이 조금은 당황하게 만드는 것도 알아 가면서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트러스트’라는 제목이 주는 의미는 신뢰와 믿음이라는 가치를 가지고 있고, 경제적인 의미로 보면 기업활동이라는 가치도 담고 있는 개념적인 단어라고 할 수 있지만, 소설 속의 스토리를 이해한다면 서로 다른 스토리 속에서 대립하는 진실과 믿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에르난 디아즈’는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고 조정되고 구부러지는 현실 속에서 과연 누구의 말을 믿을 수 있고 신뢰할 수 하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을까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을 듯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부분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질문이지 않을까 한다.

 

 


 

 

인상적인 문장

평생 자족적으로 살아왔다는 점을 자랑으로 삼던 사람이 문득 세상을 완전하게 만드는 건 친밀함이라는 걸 깨달으면, 친밀함은 참을 수 없는 짐이 될 수 있다. 축복을 발견하면 그 축복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니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에게 과연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권리가 있는지 의심한다. 사랑하는 상대가 자신의 숭배를 지루하다고 느낄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상대에 대한 갈망이 그들로서는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드러났을지 몰라 두려워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 모든 의문과 걱정의 무게에 허리가 굽어져 자신의 내면을 보게 되고, 동반자 관계에서 새로 발견한 기쁨 탓에 이제는 떨쳐버렸다고 생각했던 고독을 더욱 깊이 표현하게 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각자가 승리에 있어서는 적극적 주체이지만 실패에 있어서는 수동적 객체일 뿐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승리하는 건 우리지만, 실패하는 건 우리가 아니다―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난 힘 때문에 망가지는 것뿐이다.

 

“돈은 공상적인 상품이야. 돈은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지만 세상의 모든 음식과 옷을 나타내지. 그래서 돈이 허구라는 거야. 바로 그 점 때문에 돈은 우리가 다른 모든 상품의 가치를 매기는 척도가 된다. 무슨 뜻이냐고? 그 말은 돈이 보편적 상품이 된다는 거야. 하지만 기억하거라. 돈은 허구야. 순전히 공상적인 형태의 상품이지, 그렇지? 금융자본은 더더욱 그래. 증권, 주식, 채권 같은 것들. 강 건너의 저 노상강도들이 사고파는 것에 뭐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 증권이나 주식 같은 그 모든 쓰레기는 그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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