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吾輩は猫である
저 나쓰메 소세키 · 역 김영식 · 2019.05.10 · 문예출판사 · 일본소설
2024.06.24 ~ 07.10 · 12시간 30분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최초의 근대 문학 작가로 일본에서는 국민작가로 불리며 다양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로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작가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그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이기도 하고 그의 명성을 가져다준 소설이다. 영문학 교수로 근무하던 나쓰메 소세키는 1905년 ‘호토토기스’라는 잡지에 연재를 하면서 인기를 얻었고, 전압 작가로 활동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소설로서 10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인간다운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의 주변 이야기와 당시 일본 정치적 시대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인 고양이가 주인집 아저씨인 구샤미를 중심으로 그의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과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들들 그리고 인간들이 나누는 지적 대화들을 관찰하는 시점이 대부분이지만,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점과 주인집 아저씨인 구샤미와 그의 주변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관점으로 각각 다른 스토리의 열한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주인공인 고양이의 이야기보다는 고양이 관점의 인간들의 대화를 관찰하는 시점보다는 인간들의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나누는 대화가 더욱 재미있고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인간들이 나누는 대화들은 어렵지 않고 유쾌하게 그리고 유머러스해서 읽는 내내 호기심을 가지고 읽는 기분이 흥미롭다고 생각된다. 특히, 구샤미의 친구로 등장하는 메이테이는 모든 스토리의 중심에 있을 정도로 거의 매일 구샤미의 집에 눌러앉아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드러내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 밖에도 구샤미의 제자로 등장하는 이학사이며 박사 과정을 준비 중인 간게쓰와 도후, 도쿠센 등의 지식인들이 등장하여 지적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과 대척점에 있는 가네다라는 실업자가 등장하여 그의 딸과 간게쓰와의 혼인을 위해 박사학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논리로 접근하지만, 그의 아내와 그를 따르는 구성원들은 돈과 물질적 풍요로움을 내세워 구샤미와 그의 등장인물들을 조직적으로 괴롭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이야기들 속에 고양이가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인간들이 나누는 대화를 한결같이 태연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보다는 자신인 고양이 스스로가 더욱 우월한 면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고양이 시점으로 바라보는 인간들의 대화에서는 왠지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에 조금은 사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인간들의 대화 속에는 작가의 개인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한다. ‘인간’에 대해서, 그리고 ‘근대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나’라는 개인을 화두로 던짐으로써 작가의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 부분도 있을 듯하다.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는 유머러스한 대화 이면에는 문명의 비판적 시각과 근대 일본 지식인들의 자아의식 그리고 인간관에 대한 자신의 소신이 모두 들어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당시의 일본의 근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했다는 것도 이 소설에서 잘 드러내고 있다. 가네다의 돈과 물질적 풍요로움을 내세워 사람을 매수하고 탐정을 고용하는 장면에서, 그리고 메이테이의 숙부가 ‘남작’이라는 걸 알게 된 구샤미는 저자세로 일관하는 장면, 가네다는 구샤미와 그의 주변 인물들에게 돈의 위력을 모른다고 무시하는 장면 등 여러 장면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나쓰메 소세키는 근대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 의식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화혼(大和魂, 야마토다마시)이라는 말은 당시 일본 민족 고유의 용감한 정신을 말할 때 사용했던 구호 같은 말이지만, 이것은 “누구도 본 것”이 아니고 “아무도 만난 자”가 없는 “도깨비 같은 것”이라고 소설 속에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또한, 러일전쟁 승리 기념 의연금을 내라는 엽서를 간단하게 무시하는 장면이 그렇다.
이렇듯 인간들 즉 지식인들의 대화 속에서는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로 인간다움을 내면에 가린 채 인간답지 않은 모습들을 소설 속에 담아내며 인간 내면에 숨겨진 진실함은 감춰져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어 이야기하는 모습과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살아가는 ‘나’라는 개인의 태도에 대한 작가 의도적인 부분과 개인적인 생각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던지는 화두는 일백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현재 진행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이 소설은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인상적인 문장
스스로 자기의 어리석음을 인지하는 것만큼 훌륭하게 보이는 것은 없다. 이를 자각한 바보 앞에서 잘난 척하는 모든 족속은 머리를 깊이 숙어야 한다.
휴식은 만물의 하늘이 요구한 당연한 권리다. 이 세상에 생식의 의무를 가지고 움직이는 자는 생식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만약 신이 있어, 너는 일하기 위해 태어났으며 잠자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나는 말씀대로 일하기 위해 태어났으므로 일하기 위해 휴식을 요구하노라 대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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