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해진 날씨, 늘 가까운 개발자 동료들과 함께
2024년 9월 27일 금요일, 부천역 근처에서
올여름은 유난히 더운 한 해가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여름을 너무 싫어하는지라 여름에는 너무 힘듭니다. 그런 여름을 이겨냈다는 나 자신을 보며 그렇게 또 한 계절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니 마냥 좋은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계절에 잡은 약속은 무더위로 인해 지쳐있었던 나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일일 것입니다. 반가운 일이겠죠. 그렇게 부천에서 만나는 개발자 친구들과 맛 좋은 고깃집에서 배불리 먹고 조금 늦은 시간에 가는 2차는 늘 가는 하이볼 맛집에서 가볍게 목을 축여 봅니다.
사진 중에서 빈 불판이 보이는데, 제가 조금 일찍 도착해서 늦게 도착하는 개발자들에게 천천히 빨리 오라고 압박을 하기 위해 불판을 미리 올려놓고 달구고 있는 사진을 개발자들에게 문자를 돌린 이미지입니다. 오늘따라 많이 늦는 모양입니다. 서로 다른 회사를 다니는 개발자들인데, 어찌 모두 늦는 것인지... 아무튼 그렇게 불판을 올려놓고 한 참을 기다린 다음에야 고기를 올려놓고 익기를 기다려 봅니다. 창 밖으로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혼자 앉아 있는 나를 쳐다보며 지나갑니다. 쑥스러운 마음에 술 한잔을 들이켭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야 한 사람씩 도착합니다.
개발자들이 모이면 늘 하는 얘기는 정해 놓은 듯합니다. 세상사는 얘기를 하고 있다 가도 어느샌가 개발자적 얘기로 넘어가고 그렇게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강의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으면 참 재미있을 때가 있습니다. 기획자인 나에게도 물론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나도 모르게 말수가 적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도 나와는 가끔씩 아이 컨택을 하면서 얘기하는 개발자들을 보면서 내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참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내가 옆에 있다는 인식이 되기는 하는 모양입니다.
내 주변에는 이렇게 기획자 출신이 아닌 개발자 출신들이 넘쳐 납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요즘에는 기획자 씨가 말랐다는 얘기들을 심심치 않게 듣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인 듯합니다. 기획자와 술을 마셔 본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래도 기획자로써 느껴지는 애환도 있겠지만, 개발자들이 느끼는 애환들도 접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리 나쁘게 생각할 만큼은 아닌 듯합니다. 개발자들도 기획자들이 느끼는 고충도 알아 봐 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래서 늘 개발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거나 모임이 좋습니다. 물론 그들도 저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전제도 있어야겠지요.
아무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정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2차에서의 술자리도 그렇게 파하고 나서 집으로 향합니다. 시원한 가을바람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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