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 한 날, 이른 저녁식사 자리
2014년 10월 12일 토요일, 개봉동에서
오랜만에 아버지와 함께 둘이서 저녁 식사를 조금 이른 시간에 했습니다. 아버지가 장어 먹으러 가자고 해서 개봉동 근처에 있는 장어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조금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이 많이 있었습니다. 장어도 오랜만에 먹게 되었는데, 여전히 가격이 만만치 않더군요. 그래도 살이 통통하기도 하고 큰 것을 골라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래도 개봉동에 있는 흔치 않은 맛집이라서 그런지 좋은 저녁 식사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함께하는 저녁 식사였기에 더욱 좋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먹기 전에 사진을 찍는 습관이 안되어 있네요. 한참 먹고 있을 때, 생각납니다. 아… 사진…. 그래서 이 날의 소중한 사진 한 컷을 남깁니다. 주변에 있던 반찬들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서 찍을 수 없었고, 그래도 장어만은 찍어야 했기에 얼른 한 컷을 담아 봤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한 날이 언제였나 싶습니다. 아마 추석에 식구들이 다 모인 날이 가장 최근이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어찌 보면 오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닌 듯 하지만 말입니다. 가깝게 살고 있으면서도 바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도 이유일테지만, 아주 가끔은 이렇게 아버지와 어머니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마음은 늘 가깝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렵게 여겨지는 마음은 또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냥 한 번 행동하면 되는 것을 뭐가 그리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식사를 하면서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순간 생각해 봅니다. 주름이 또 하나 늘어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식구들 데리고 한 번 더 와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아버지를 뒤로 하고 횡단보도를 지나 고개를 돌렸을 때, 팔을 올려 어서 가라고 손 짓 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나도 어느덧 손을 들어 획획 저어 봅니다. 어서 들어가시라고, 그렇게 아버지는 내가 길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질 때까지 횡단보도 앞에 서 계셨습니다. 내가 사라지고 나서야 아버지는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나도 발 한 걸음을 옮겨 봅니다. 어둑어둑해진 길가에 가로등이 환하게 비추고 있는 길을 따라 전철역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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