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독서 기록 리포트
개인적으로는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가 목표입니다. 이 목표는 해마다 동일합니다.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으면, 일 년이면 52권이 됩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수치입니다. 나로서는 그렇습니다. 주로 출퇴근에 읽기 때문에 출퇴근 거리에 따라 읽는 양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늘 비숫한 양만큼 읽게 되는 것도 신기한 듯합니다. 물론 퇴근 후에 집에서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읽기는 하지만요. 약속이 잡혀 늦게까지 술을 마시거나 하면 그날은 책 읽기가 어려워집니다. 술 마신 다음 날 출근길에서도 책 읽기는 어렵습니다. 숙취로 인해 머리가 아프기 때문에 활자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술 마신 것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책을 늘 가까이하기 때문에 가끔은 이렇게 해서 책 읽기를 잠시 쉬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2022년에 읽었던 책들에 대한 통계 집계를 내 보았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제공되는 통계를 기준으로 작성된 내용이기는 하지만, 통계상 수치가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 43권을 읽었다는 부분은 완독 한 책 기준의 수치이고, 월별 권수는 해당 월에 한 번 이상 열어 봤거나, 이전 달에 이어서 읽은 책들의 수치를 모두 합한 수치일 듯합니다. 작년보다 책 읽은 시간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권수는 크게 늘지는 않았네요. 아마도 그만큼 어려운 또는 두꺼운 책을 읽었을 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 해를 보내고 다른 또 다른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읽은 것 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마침표를 찍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름대로의 루틴이라고 해야겠군요. 읽은 것들에 대해서 다시금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뿌듯함과 흐뭇함을 가슴에 채우기 위해서 리뷰 글들을 짧게 되새김질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12개월 동안 열심히 한 나 자신에게 얘기합니다.
“올 해도 열심히 했구나. 내 년에도 변함없이 올 해만큼 노력하자”
내 년에도 늘 같은 위치에서 무엇을 하든 노력하는 나 자신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아래 책들은 2022년에 읽었던 책들 중에서 인상적인 기억이 남아 있는 책들 입니다. 읽은 책들 모두 추천하고픈 책들이지만, 그 중에서 나름대로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몇 권을 소개해 봅니다.
하얼빈
‘영웅’의 그늘을 걷어낸 인간 안중근의 가장 치열했던 일주일
저 김훈 / 문학동네 / 2022.08.03 / 한국소설
김훈 작가 특유의 간결함과 절제력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로 그리고 작가적 상상력이 더해진 소설이다. 영웅이라는 수식어 뒤에 감춰진 인간 안중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설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대변하 듯 전체적인 소설의 분위기는 어둡다는 표현보다는 차분하다는 표현이 맞을 듯싶다. 차분하지만 무겁게 내려앉은 스토리 전개와 극적 반전 없이 이어지는 흐름,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주는 암울함이 주는 ‘하얼빈’은 꼭 읽어 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열하일기
시대정신을 일깨운 파격적 기행문학과 연암 박지원의 실학사상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
저 연암 박지원 / 역 김문수 / 돋을새김 / 2015.08.05 / 한국고전, 기행문 /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010
‘열하일기’는 대체적으로 읽기 편한 책은 아니다. 그만큼 한자어가 많이 표현되어 있다는 것일 테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부분 또한, 한자어의 표현일 것이다. 현대적 표현기법으로 재해석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지만, 역시나 고전은 고전다운 표현력이기에 그 매력이 있다고 생각 한다. 또한 당시 청나라의 고도화된 시대상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다른 책에서는 접할 수 없는 내용들이 자세하고,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연암 박지원만이 가지는 솔직하고 담백한 문체로 인해 더욱 흥미롭게 읽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한, 연암 박지원의 실학사상을 통해서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아주 조금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일깨운 면이 있지 않을 생각한다. 물론 전체 구성 중에 몇 가지만 골라서 펴 낸 한 권의 책이기에 열하일기 전체를 얘기하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으로 열하일기를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연암 박지원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이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도시 이야기
저 찰스 디킨스 / 역 이은정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2.08.30 / 영미소설 / 펭귄클래식 시리즈 135
두 도시 이야기는 완역본으로 출간되었기에 상당히 방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기에 긴 호흡을 가지고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차분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면 읽지 못한 소설 또한 아닐 것이다. 소설 내용 상의 변곡점은 프랑스혁명의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전과 후로 나누기는 하지만 그 또한, 급작스럽게 혁명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또한, 소설의 마지막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열린 전개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뭔가 여운을 남기기도 하지만, 전체 내용 중에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전개되기 때문에 집중력을 가진다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소설일 거이라 소개할 수 있다. 또한 ‘찰스 디킨스’라는 19세기 영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작가의 소설을 다른 느낌으로 접할 수 있는 소설이기에 기대에 부흥할 수 있는 소설로도 기억될 것으로 생각한다.
별을 스치는 바람
저 이정명 / 은행나무 / 2018.05.18 / 한국소설
단순히 윤동주에 대한 이야기만 진행되지 않는다. 윤동주라는 인물에 대한 의미 있는 소설이라는 점도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 미스터리 한 살인사건이라는 추리적인 요소를 접목함으로써 이정명이라는 소설가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이 배가되는 소설이라는 점이 이 소설을 더욱 빛나게 하는 점이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읽은 이정명의 소설의 대부분은 역사적인 배경 또는 시대적인 배경이 많이 담긴 소설로도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 역사적 또는 시대적인 흐름 속에서 이정명 작가 특유의 추리적인 요소들을 담음으로 해서 다양한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나를 흥미에서 그리고 재미라는 요소들을 느끼게 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단순하게 시대적인 배경에 미스테리한 사건을 접목한다고 해서 무조건 읽을만한 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늘 이정명의 소설은 인물 간의 깊이 있는 심리적인 부분과 인물들의 내면 속에 잠재되어 있는 부분들을 활자로 끄집어내는 능력은 탁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러 부분들이 이 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 속에서도 고스란히 접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디자인 너머
저 게슈탈텐 / 역 오수원 / 윌북 / 2021.11.30 / 경제경영
이 책 속에는 피터 슈라이어에 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볼 수 있으면서 이 시대의 디자이너들에게는 필독서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이 디자인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자신이 중견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창의적인 디자인이 고갈되어 초심을 잃었다고 생각된다면 한 번쯤 이 책을 통해서 되새김질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 교양 필독서라고 감히 얘기하고 싶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에 대해서 맹신하지 않았으면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전한다. 분명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는 자신이 경험을 하면서 겪어야 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디자이너라면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디자인 스타일에 침해되지 않으면서 자신의 디자인에 어떠한 철학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멋진 신세계
저 올더스 헉슬리 / 역 안정효 / 소담 출판사 / 2015.06.12 / 영미소설
분명히 전체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는 듯한데, 조금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듯한 소설의 느낌을 받았다. 사회는 통제되고 있다는 느낌은 있지만, 강제적인 모습은 그리 많이 있지 않은 듯하고 오히려 자유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저자의 올더스 헉슬리가 그린 미래 사회에 대한 느낌은 디스토피아가 맞을 것이다. 통제된 사회 속에서 인류는 대량 생산이라는 틀 속에서 자신들이 살아가야 하는 계급이 정해지고 정해진 계급 속에서 강제적인 세뇌교육을 받으며 살아가게 되는 것을 보면 그저 소모품에 지나지 않을 인류의 모습이 암담하게 느껴질 뿐이라 두렵게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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