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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쓰레기' 인간의 본성과 가치관, 도덕적 가치를 섬세한 필체로 탐구하는 아이작 싱어의 소설

kimdirector 2025. 2. 10. 08:05 

 

 

 

 

 

 

인간쓰레기

SCUM, 1991

 

 

저 아이작 싱어 · 역 박원현 · 고려원 · 1992.11.30

영미소설

 

2025.02.05 ~ 02.07 · 3시간 34분

 

 

 

 

 


 

 

 

 

 

작가 아이작 싱어’는 폴란드계 미국인으로 본명은 ‘이츠호크 바셰비스 징게르’라고 하는 유태인으로 유대계 소설가로 유명하다. 그의 소설은 이디시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만큼 자신이 쓴 모든 작품은 이디시어로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아이작 싱어’는 현재까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중에서 이디시어로 1978년에 유일하게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며, 모국어인 이디시어를 통해서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가치를 탐구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소설 ‘인간쓰레기’를 통해서도 작가가 생각하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유대 민족의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관습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인간성이 가지는 의미와 인간이 가지는 내면의 심리적 깊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소설의 배경은 1906년 폴란드 바르샤바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당시 시대적인 상황을 주인공 맥스는 이디시어 신문을 통해서 언급되고 있다. 발칸 반도는 화약고, 유태인 학살자 푸리슈케비치와 흑백인단들은 유태인을 죽이는데 바쁘고, 시온주의자들은 새로운 의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들을 통해 당시의 유태인의 사회적 분위기를 신문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또한, 1905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이후이기 때문에 폴란드의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바뀐 모습을 보여준다. 스토리가 진행되는 대부분의 배경은 한 장소에 제한되어 있는 유태인 거주 지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곳에서 주인공 ‘맥스’는 전통적인 유태인이지만, 고향을 떠나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합법적이지 않는 방식의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인물이지만 아들 '아르투로'를 사고로 잃고 힘들어하는 아내 '로셀'의 곁을 떠나 세계 곳곳을 여행하지만 자신이 어렸을 때 자라고 난 고향, 폴란드 바르샤바에 까지 이르게 된다.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련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 속에서 주인공 맥스는 인간이 가지는 도덕적 가치관에 대해서 심도 있게 잘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맥스 바라밴더’가 방문한 바르샤바의 고급 호텔에 머물면서 동네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된다. 바르샤바에 온 이유는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함이다. 그 속에서 다양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아내와 이혼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랍비의 어린 딸인 ‘치렐’을 유혹하여 결혼을 하려 하지만, 전통적인 유태인의 남자는 귀밑머리가 있어야 하고 수염을 길러야 하는 조건 때문에 약혼이 미뤼지고 만다. 그 사이에 또 다른 여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남편이 빵가게를 운영하지만 가게를 돌보지 않고 늘 술에 취해 있는 빵가게 주인의 아내 '에스터', 마을에서 꽤나 힘자랑을 하는 남자의 여자 '레이즐', 그리고 바르샤바를 떠나 미국이나 아르헨티나로 떠나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어린 하녀 바샤'를 유혹하게 된다. 물론 각자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주인공 ‘맥스’는 현실 속에서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도 수 없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 상황이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 혼란에 혼란을 겪으면서도 현실에서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계속 이어지게 된다.

 

소설을 읽는 나조차도 주인공 맥스를 이해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다. 사람의 겉과 속이 다르다는 표현이 여기에 잘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주인공 맥스를 통해서 만나게 되는 여자들이 때 아닌 고난을 겪게 되고 맥스의 내적 심경의 변화가 쉴 새 없이 이어지면서 스토리의 전개는 빠르게 진행된다. 또한, 자신은 유태인이라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아르헨티나에서 살다 보니 종교적인 측면에서는 많이 소홀했었고, 치렐과의 약혼과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할 수 없이 율법에 따른 종교적인 관습에 얽매이게 되지만, 아르헨티나에 있는 아들을 잃어 슬픈 아내 '로셀'과의 이혼을 위해 어둠의 주술사를 통해서 자신이 행하려는 일에 의지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인간의 양면성이 잘 들어내려는 듯한 모습을 여과 없이 들춰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리뷰의 서두에서 얘기했듯이 작가 '아이작 싱어'는 유태인으로서 가져야 할 엄격한 종교적 율법과 관습에 따른 묘사가 상당히 구체적이다. 개인적으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처음 접하는 유태인 율법에 대해서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될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낯설고 어려운 용어들로 인해 읽는 내내 조금은 힘겨움을 느낄 수 있었다면 반대로 유태인의 문화적, 관습적인 삶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식일에는 남자들은 목욕 의식을 거쳐야 하고 귀밑머리를 드러내고 수염을 길러야 하는 것들은 그저 단편적인 부분일 것이겠지만, 유태인 거주지의 배경과 종교적인 풍습이나 관습을 소설 속에 잘 담아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주인공 맥스는 바르샤바의 유태인 거주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 주인공 맥스를 통해서 인간의 나약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나약함으로 인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도덕적 가치관이 무너지는 모습을 율법을 중히 여기는 유태인의 전통적인 오랜 관습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소설의 제목인 ‘인간쓰레기’는 그런 의미에서 사용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어로 표현된 제목 '인간쓰레기'와 원작의 영어 제목인 'SCUM'과는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SCUM'의 의미로는 '찌꺼기'라고 하는데, 인간 찌꺼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찌꺼기나 쓰레기란 더럽고 버려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인간을 빗대어 인간 이하의 말종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주인공 맥스는 인간쓰레기가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인간쓰레기’는 전체적으로 스토리의 전개 방식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읽는 내내 조금은 무겁게 느껴졌다. 이유는 위에서 간간히 언급되어 있지만, 주인공의 현실과 다른 고뇌에 따라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부분과 유태인 율법을 중히 여기는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소설 속에는 작가 사유적 표현력과 심리적 묘사가 주는 느낌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주인공 시점에서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여과 없이 있는 그대로 노출하여 읽는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작 싱어가 소설 속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들은 다분히 철학적이면서 섬세한 필체로 부드럽게 표현하고 있는 색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테이블에 모두 펼쳐 놓듯 단순하게 나열하기보다는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인간이 가지는 감정과 사고를 깊이 있게 사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등장인물들 간에 서로 연결된 주제의식보다는 주인공 맥스를 통해 한 인물을 쫓아가며 느낄 수 있는 하나의 큰 스토리로 이어져 있다. 등장인물들의 묘사보다는 하나의 인간의 삶과 그 속에 처해 있는 상황을 더 주의 깊게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게 보게 된다면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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